美기업실적에도 `경기바닥` 논란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최악은 지나갔다고 믿는다.”(폴 오텔리니 인텔 CEO) “광범위한 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한다면 어떻게 바닥을 쳤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더크 메이어 AMD CEO) 미국에서 주요 기업들의 1.4분기 실적 발표가 몰리는 ’어닝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다른 주요 경제지표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경기 바닥’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호전된 실적을 바탕으로 저점을 지났다며 ’장밋빛’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업체는 바닥을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여전히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침체 개시 후 처음으로 일부 주요기업들이 경기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로 인해 신중론을 견지하는 다른 업체들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델타항공은 2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는 5∼6월 좌석예약률이 금융위기 발발 이전인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영국 소매업체 테스코는 경기침체의 타격이 특히 심했던 폴란드와 헝가리의 매출이 개선되고 있으며 아시아의 구매자들도 되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핸드백.액세서리 메이커인 코치는 북미지역 점포의 매출이 작년 성탄절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엘리베이터.제트엔진 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는 순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주문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년 만의 분기적자를 낸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짐 오웬스 CEO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기가 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올해 판매와 수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체인 AMD도 1분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경기 바닥론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캐피탈원 은행은 1분기 8.4%였던 미국의 신용카드 채무 상각률이 앞으로 몇 달내에 10%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고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헌팅턴 뱅크셰어스 등의 업체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헌팅턴의 스티븐 스타인아워 사장은 “우리는 올해 안에 분명한 경기반등(턴어라운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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