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홈쇼핑서 출시해 큰 인기를 끈 휴대형 학습기 ‘하프스터디.’ 제품 경쟁력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독특한 학습법이었다. 순간 기억력을 활용한 학습 원리가 수험생과 직장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토익·토플·SAT·SSAT 등을 지원하는 풍부한 어휘 콘텐츠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무장한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후 3개월 만에 매출 2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개발 업체인 ‘다크호스’는 대박을 맞았다. 덩달아 제품을 개발해 준 하드웨어 업체도 쏠쏠한 재미를 봤다. 콘텐츠를 빼고 단순 휴대형 단말기로는 제품 가격이 불과 10만원대 후반이지만 콘텐츠를 탑재하면서 무려 34만원으로 가격이 껑충 올랐기 때문이다.
‘깡통 제품은 싫다.’
TV·휴대형 단말기 등 하드웨어에 콘텐츠를 탑재해 제품 자체의 부가가치를 올려 성공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원가 구조가 투명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한 단품 하드웨어는 경쟁력이 없지만 소비자가 찾는 알짜 콘텐츠를 합치면 그만큼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프스터디를 개발해 준 엠피지오 이상수 사장은 “하드웨어 자체만 보면 일반 게임기 수준으로 잘 받아야 20만원 초반이지만 학습 콘텐츠에 불법 복제방지(DRM) 등 콘텐츠와 관련한 기능을 추가해 제품 이미지는 물론 소비자 가격도 배 이상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 등 통상적인 방법이 아닌 무형의 콘텐츠가 오히려 하드웨어 경쟁력을 높인 셈이다.
LG전자는 최근 하드웨어와 관련한 솔루션 비중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아예 기업(B2B) 시장을 불황 돌파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새로 신설한 LG전자 커머셜 솔루션팀은 교육 콘텐츠업체 메가스터디와 손잡고 제품 부가가치를 크게 높였다. 초·중·고등학교를 겨냥해 50인치 PDP TV만을 단순히 공급하는 데서 메가스터디 교육 콘텐츠를 PDP TV에 아예 탑재해 새롭게 ‘맞춤형 TV’를 개발하면서 수익률 면에서 배 이상 증가했다. 유승국 솔루션팀장은 “PDP TV만을 납품할 때는 400만∼500만원으로 전체 프로젝트 비용의 10%에 불과한 금액을 수주하는 게 목표였다”며 “TV와 콘텐츠를 합친 이후에는 프로젝트 단가가 전체의 50%까지 올라가고 수익률도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영상보안 사업 방향 하드웨어에서 솔루션으로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폐쇄회로(CCTV) 카메라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솔루션을 통해 수익 구조를 훨씬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CCTV 카메라와 접목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넷 아이), 실시간 영상 솔루션을 올해 안에 자체 개발해 통합 서비스 형태로 사업 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도인록 영상보안사업부 상무는 “단품 중심에서 여러 협력업체와 손잡고 솔루션과 콘텐츠 영역을 확대하는 쪽으로 신규 사업을 크게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단품 비즈니스에서 통합 서비스 형태로 사업 구조를 바꿔 지금의 3억달러 수준 사업 규모를 2011년 1조원까지 올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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