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벤처기업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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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야구가 있어 행복했다. 한국야구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한국야구는 아시아 변방의 힘 없는 야구 정도로 치부됐다. 한국야구 앞에 ‘스몰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한국야구가 이처럼 폄훼될 수밖에 없었던 사유도 있었다. 그동안 한국야구를 대표하던 선수 다수가 합류하지 않았다.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없었다.

 한국야구가 저조한 성적을 내고 말 것이라는 예단이 난무한 가운데 경기는 시작됐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한국야구팀의 매서운 바람은 시작부터 거세게 몰아쳤다. 숙적 일본팀을 물리쳤다. 세계 야구의 최강자로 꼽히는 멕시코팀과 베네수엘라팀을 이겼다.

 누구도 예견하지 못한 연전연승 상황이 연출되자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선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분석자료도 쏟아졌다. 그동안 스몰볼로 지칭돼 오던 한국야구는 불과 며칠 만에 빅볼이 가질 수 없는 장점을 극대화한 강팀으로 불렸다. 3월은 그렇게 지나갔지만 한국야구가 남긴 여운은 식지 않았다. 그 여운 속에서 한국 벤처기업을 돌아본다.

 우리 벤처기업은 이미 절반 이상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했다. 매년 실태조사를 해도 열 곳 가운데 아홉 곳은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 스스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협회는 올해부터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자 ‘소벤처생태계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중견 벤처기업 성장환경을 더욱 강화한 후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종합상사가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도와주던 기능과 유사하다. 이미 해외시장에 진출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기술력이 있는 작은 벤처기업을 한데 묶어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원 대상으로 이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중견 벤처기업을 눈여겨본다. 벤처기업 가운데 매출 1000억원을 넘길 만큼 성장했지만 더 이상 성장요인을 찾아내지 못해 애를 태우는 일이 많다. 이들 기업 다수는 글로벌시장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지만 스스로 해외진출 여건을 갖추기에 힘이 부친다.

 소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한 중견 벤처기업을 다수 육성하는 데 있다. 우리 경제가 발전하려면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 특히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벤처기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자원빈국인 대한민국이 가야 할 운명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벤처기업은 ‘스몰볼’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다. 이들에게는 빅볼 기업이 갖출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야구에 비견하면 민첩한 기동력과 악착 같은 근성을 갖추고 있다. 노출되지 않은 잠재적 에너지만으로 세계 야구계에 도전했던 우리 선수들처럼 이들도 끊임없이 도전할 자세가 있다.

 우리는 이들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한다. 끊임없는 관심이 세계적인 선수, 세계적인 기업을 만드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벤처기업인들이 매출 1500억원을 넘겨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 분류되더라도, 벤처기업 자격이 유지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이들이 바로 글로벌시장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벤처기업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여건을 남겨두려는 것이다.

 이 봄에, 우리 벤처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착실히 성장하는 모습을 확연히 보여줄 수 있는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벤처기업들은 야구팀에 보여준 힘찬 국민의 응원을 기대하며, 온 국민이 행복할 그날을 꿈꾸고 있다.

  서승모 벤처기업협회장(씨앤에스테크놀로지 대표)smseo@cnste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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