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주요 제품의 평균 판매 가격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 동안 제품 판매 가격이 대부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LG전자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가전제품 가격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진다는 게 상식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똑같이 가격이 오른 품목에서도 LG전자가 상승폭 면에서 삼성에 비해 평균 두 배 이상 컸다. 삼성은 이에 대해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판매 가격이 하락했다는 입장인 반면 LG전자는 국제 유가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한 삼성·LG전자 ‘2008년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가 뚜렷했다. 대표 가전 상품인 TV의 경우 브라운관TV는 2006년 20만8000원에서 지난해 16만1000원까지 추락했다. LCD TV도 평균 가격이 2006년 164만원대에서 2008년 108만원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전체 TV 가격도 92만7000원에서 62만원대로 3년 동안 매년 10만원씩, 30만원 가량 떨어졌다.
에어컨도 2006년 90만원대에서 2007년 80만원에 이어 지난해 75만원까지 내수 가격에서 변화가 있었다. 세탁기 역시 2006년 42만5000원에서 2008년 39만90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PC·프린터 등 IT 제품도 마찬가지다. 노트북PC는 2006년 116만원에서 지난해 96만원으로, 프린터도 23만원(2006년)에서 18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가격 하향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측은 “브랜드끼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판매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LG전자는 제품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TV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83만2000원으로, 전년 77만9000원보다 5만원 가량 올라갔다. 냉장고도 2007년 73만원에서 지난해 76만원으로 올랐다. LCD 모니터도 지난해 평균 가격이 22만3000원으로 전년 18만6000원에 비해 4만원 상승했다. 원재료 비중이 큰 냉장고의 경우 삼성과 LG전자 모두 가격이 상승했지만 상승폭면에서는 역시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휴대폰 평균 가격도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국제 유가와 원재료의 가격 상승에, 수급 부족까지 겹쳐 수입 가격이 상승한 점을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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