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고양이가 사이가 안 좋은 이유는 서로 소통하는 언어가 달라서다. 강아지는 반가우면 꼬리를 흔드는데 고양이는 공격할 때 꼬리를 흔든다. 오해하면 본의 아니게 적이 된다. 오해하지 않고 소통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잘 말한다고 되는 것만도 아니다.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이 길을 물었는데 시골 할머니가 아무리 또박또박 크게 말한다 해도 외국인에게는 답답하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투리하는 친구와 친해지려면 함께 사투리를 쓰는 것 이상 없다.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소통을 위한 시작이다.
‘나쁜 놈’의 어원은 ‘나밖에 모르는 놈’이란다. 우리는 얼마나 나 말고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가. 우리가 오해하는 이유는 정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해서다. 진정한 실체를 인식하기보다 주관적 경험으로 필터링을 한다. 왜곡, 삭제, 선별하기도 하고 확대, 재편, 추가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코드 맞추기다. 상대 코드를 가져다가 내 플로그에 꽂는 일이다. 내 코드를 상대 플로그에 꽂아 상대 전류를 내게 옮겨오는 것이다. 오해가 이해가 되고 소통이 되려면 그의 속으로 내가 걸어들어가 그의 사고 안에 나를 심는 것이다. 이런 유체이탈과 감정이입이 소통을 만든다.
콘라트 로렌츠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멀고도 험난한 길이라고 토로했다. 말했다고 해서 상대가 들은 것이 아니고, 들었다고 하더라도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동의한 것은 아닐 뿐더러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기억한 것은 아니다. 행동까지 변하려면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상대와 소통이 안 되거든 내 말을 무시했다고 오해하지 말고 험난한 여정을 헤메고 있다고 이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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