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를 봐야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 규모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것 같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28조9000억원의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추경 편성으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이 바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윤장관은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전망을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도 그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지금 전체적인 성장 전망이나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장관의 발언은 1분기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을 보고 거시경제 정책의 방향을 조정하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정부 당국은 1분기 성장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향후 침체의 골이 깊어질지 아니면 최소화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2차 추경을 편성할지 여부와 현재 2.0%인 기준금리를 1%대로 내릴지 여부도 1분기 성장률에 달려있다. 4월말 한국은행이 발표할 GDP성장률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전 분기에 경제상황이 급작스럽게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본 정부 당국으로서는 1분기 실적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은 전기비 5.6%,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다. 내·외수 복합 불황 현상이 심화되고 금융 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최저 마이너스 4∼5%에서 최대 마이너스 8∼10%로 보는 부정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IMF도 1분기 성장률은 -5.1%이라는 비관적인 수치를 내놨다. 추경효과는 하반기에나 나타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반기까지 경제성장률이 하락세를 유지할 것에 대한 이견이 없다. 경제회복도 빨라야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선임연구원은 “올해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1분기에 -4∼-5%대로 보고 있다”며 “지난 4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나아질 조짐이 없고 오히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반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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