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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 상승으로 용산전자상가 등 국내 전자유통 시장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화 약세로 국내 제조사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슈퍼 엔고’로 인해 한국을 찾는 일본,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의 전자제품 구입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여행사는 인바운드(외국 관광객을 국내에 유치하는 것) 일정에 용산전자상가를 필수 코스로 잡아 단체쇼핑에 나서는 등 환율폭등이 한국관광의 신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전자랜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하루 평균 2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0%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닌텐도 위 등의 IT제품 매출이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 현대아이파크몰도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미국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엔화강세 현상으로 인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그룹으로 방문, 국산 PMP·외장하드 등을 구입해 가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명동에 본점을 둔 멀티브랜드숍인 픽스딕스는 원·엔 환율이 1600원까지 급등한 지난주에 일본과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70% 이상 늘어났다. 특히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애플숍은 하루 평균 매출액의 70%를 일본인 관광객으로 올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내국인 매출 비중이 70%인 점을 감안하면 역전된 모습이다.
이처럼 해외 관광객들의 국내 전자전문점 방문이 늘어나는 것은 환율 차이로 인해 IT 제품을 평균 20% 할인하는 일본 내 할인점보다 오히려 한국이 10%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애플아이팟 터치 8Gb는 일본보다 41%가 더 싸다.
이에 따라 일부 인바운드 관광업체는 투어 일정 가운데 인사동, 남산 한옥마을에 이어 전자전문점을 3대 쇼핑코스로 잡고 있다.
이금남 하나투어 일본가이드는 “지난 1월부터 젊은 관광객을 중심으로 디지털 휴대기기 매장을 소개해 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다”며 “서울 명동에서 2시간의 자유시간을 주면 PMP·MP3플레이어·카메라 등을 구입하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경화 중국·일본가이드는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먼저 가격과 전자전문점 매장 위치를 확인하고 오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아이파크몰은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을 돕기 위해 외국인 안내사원을 2명 배치하는 한편, 영어·일어·중국어로 된 현수막과 안내방송도 해당 국가언어로 소개하고 있다.
김영민 현대아이파크몰 홍보부장은 “아이파크몰을 찾는 외국인 가운데 일본인은 전체의 5%가량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환율 폭등이 이어지면서 용산을 찾는 단체 해외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