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환율로 수출 지원금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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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방침에 따라 긴급 운전자금 지원 규모는 늘고 있지만, 수출 우량기업에 대한 해외시장 개척지원 자금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우량 기업들은 ‘회생’ 위주의 지원정책도 중요하지만 불황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는 기업에 대한 시장개척비용 지원이 시급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24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신용보증기관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자금 규모는 작년에 비해 수조원 늘어난 데 반해, 대표적인 수출 중소기업 지원정책인 ‘무역촉진단 사업’ 예산은 작년(95억원)에 비해 5억원 늘어난 10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원달러 환율 기준을 950원에서 1100원으로 올려 반영한 것으로, 정부의 수출기업 장려책은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고 있으며, 수출대상국가의 물가 인상폭을 고려하지 않아 지원자금이 실질적으로 큰폭으로 줄었다.

 무역촉진단 사업은 중소기업들이 해외 전시회 등에 나갈 때 부스임차료·통역비·통신비 등의 50%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중소기업청 해외 시장 개척 지원사업이다.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한 모 중소기업 사장은 정부 지원이 가능한 범위인 2000달러(약 300만원)의 경비를 사용하고도 110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1000달러를 1100원의 환율로 계산해 우리 돈으로 받으니 110만원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례 때문에 중기청 관계자는 최근 “50%를 지원한다고 해놓고서 실제로는 30% 정도밖에 못 받았다는 내용의 항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체 예산도 지난해 수준에 그쳐,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불황을 탈출하려는 중소기업의 의지를 꺾고 있다. 중기청에 따르면 올해 약 230개 전시회에 중소기업(단체)이 신청을 했으나 이 중 111개에 대해서만 지원이 확정됐다. 이들 전시회에 대한 지원업체 수도 2256개사로 신청업체 4200여개의 절반 수준이다. 정책집행기관에 따르면 이들 업체에 대해 제대로 지원되기 위해서는 예산을 두배 이상 크게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출우량기업과 중소기업 관련단체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에서 보증지원 확대와 함께 수출 지원자금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남훈 중소기업연구원 대외협력본부장은 “내수가 위축되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며 “유동성 지원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들의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수출지원사업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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