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지상파 KBS·SBS가 인터넷TV(IPTV) 방송 재전송에 합의한 가운데 다른 IPTV 사업자인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KT와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 21일 ‘선 송출, 후 계약’ 방식으로 인터넷TV(IPTV) 방송 재전송에 합의했다. 중계료는 3개월 뒤 가입자 추이를 고려해 다시 논의키로 했고 MBC도 KT와 곧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KT는 사업초기부터 지상파 방송이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확보,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지상 최대의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결 가벼운 발걸음을 하게 됐다.
하지만 업계는 KT가 지상파와 협상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후발 IPTV 사업자들이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와 보편적서비스인 지상파방송 콘텐츠 가격 협상 자체를 거부해온 SO업계도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LG데이콤이나 SK브로드밴드 같은 후발 사업자는 겉으로는 사업이 조기에 시작될 수 있게 됐다는 기대를 하면서도, KT가 지상파 전송료에서 큰 베팅을 할 경우 유사한 기준의 전송료 금액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도 안게 됐다”며 “당초 30∼50억원 규모로 예상했던 전송료가 몇배 이상 올라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만큼 후발사업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KT가 경쟁자가 될 수 있는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를 견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가 다른 IPTV사업자가 감당할 수 없는 높은 지상파 전송료를 제시하면서 후발 경쟁 주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 경쟁자가 위축된다면 KT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셈이 된다.
후발 사업자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확인은 안됐지만 KT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상파에 지불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맺었다는 이야기가 이미 시장에서 돌고 있다”면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지상파 전송료가 크게 오른다면, IPTV에서 지상파를 포기하는 것까지 염두에 둬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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