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이젠 브랜드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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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대표 남용)가 휴대폰 부문에서 물량 위주의 점유율 확대보다 브랜드 강화에 주력한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LG전자의 휴대폰은 이제 디자인과 품질 등에서 어느 경쟁사에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이 향상됐다”며 “이제 물량 위주의 점유율 경쟁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이와 관련,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이 급격하게 3세대(G)로 이동하고 있고 빅5 업체 간 규모의 싸움도 격렬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빨리 높이느냐가 향후 휴대폰 시장의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일컬어지는 휴대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전사 브랜드인 LG의 위상 강화와 함께 휴대폰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본부장의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북미와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선전이 바탕이 됐다.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최근 공개한 ‘미국 휴대폰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고객만족도에서 721점(1000점 만점)을 받아 소니에릭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706점), 모토로라·산요(705점), 교세라(701점)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의 1만8000여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로 △디자인 △사용성 △기능 △내구성 △배터리 성능 등 5개 항목의 고객만족도를 평가했다.

 LG전자는 2007년 북미 시장에서 292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전년(2530만대)보다 15% 성장했다. 이 기간에 LG 브랜드 인지도도 75%에서 83.1%로 높아졌다. 특히 키보드와 같은 쿼티 자판이 내장된 ‘보이저(LG-VX10000)’ 등 프리미엄 제품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이 제품은 작년 10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하며 현지 쿼티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 내 인지도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난해 영국 내 LG 브랜드 인지도는 91.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서유럽에서의 휴대폰 판매도 880만대를 기록,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났다.

 안 본부장은 “LG전자의 휴대폰은 현재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이라며 “상시적인 마케팅 활동의 강화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혁신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LG전자는 휴대폰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인기 영화와 드라마에 간접광고(PPL) 형식으로 프리미엄 휴대폰의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끈 영화 ‘아이언맨(Iron Man)’에 제품을 선보이고, 주인공의 철갑 슈트 컨셉트를 반영해 스페셜 에디션폰을 선보여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또 영국 런던 도심에 초콜릿·샤인폰 등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체험 서비스’ 형태의 마케팅으로, 광고로만 승부를 걸던 기존 마케팅에서 벗어나 변신을 시도했다. 또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아스날’의 모바일 스폰서도 맡아 스포츠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