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인터넷에 칼 빼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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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가 인터넷을 향해 칼(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빼들 태세다.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청정인터넷 만들기’라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막식에서 ‘독이 될 수 있는 인터넷’을 제기한 뒤에 나온 정보보호 종합대책인 나머지 촛불 정국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참여정부 때부터 포털과 같은 통신서비스사업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작업을 꾸준히 검토하고 추진해온 것인데도 지금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국민 눈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으로 촛불이 발화하니 저소득층 이동전화요금 감면과 같은 서민안정대책을 내놓았으나 큰 효과가 없자 아예 칼을 빼드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지금이 적기”=선진 정보사회로 나아가려면 인터넷 해킹, 개인정보 침해, 부정확한 정보에 따른 피해 등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침해 수법이 날로 지능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국민 50% 이상이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등 포털의 뉴스기능이 증가하고 있으나 법적 규제 한도가 명확하지 못한 점을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신문사 등 저작자 동의 없이 멋대로 기사 제목을 바꾼다거나 뉴스를 배치하는 순서와 크기 기준을 공개하도록 관련법을 바꾸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 권익구제 절차를 새로 마련하는 등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전반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민간 “자정 능력 충분”=“신뢰할 만한 인터넷 환경은 정부가 강제해서 될 일이 아니고, 네티즌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게 민간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의 반응이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법에 묶어두고 경계하여 살필 대상이 아니다”는 시각도 나왔다. 사회 전반의 정보보호 의식이 자정능력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게 근본적 개선안이자 해법이라는 것. “정부나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은 ‘사후 규제’로서 책임을 묻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소년 유해정보 표시의무를 위반하거나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사례를 찾아 적극적으로 수사를 의뢰하고 고발하는 등 사후관리책을 연중 가동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네티즌을 유혹하는 불법,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 공조도 강화할 것”이며 “명예훼손 분쟁조정기능을 강화해 사이버 명예훼손 피해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용기자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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