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네 삶의 현장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개그에서 보이는 그 삶의 현장은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일상적인 삶과는 조금 다르다. 개그에서는 포탄이 눈앞에 떨어지기도 하고, 총알이 쏟아지기도 해 웃기는 장면을 연출한다. 개그에서 한 번 웃긴 장면은 다시 사용할 수 없다. 만약 어제 쓴 내용을 오늘 다시 쓴다면 시청자는 식상하다며 등을 돌리고 만다. 개그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일반 상품과 달리 같은 것이 없다. 이것을 알고 있는 개그맨들은 어제와 다른 상품을 오늘도 구상한다. 이렇다 보니 조금만 방심하면 아무리 스타 개그맨도 금방 사라지고 만다. 그중에는 “그렇게도 열심히 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사는 개그맨도 있다. 그러나 진짜 프로는 “그렇게도 열심히 했는데”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진정한 프로는 고객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살핀다. 왜냐하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방향을 잘못 잡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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