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씨(29)가 지구를 35바퀴 돈 끝에 드디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 TMA-12 우주선은 10일 밤 34번째 비행 궤도 높이를 380㎞로 높인 뒤 9시 50분께 ISS와 안전거리인 150m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소유스호는 ISS와의 거리를 서서히 좁혔고 예상보다 3분 가량 빠른 9시 57분 ISS의 즈베즈다 모듈과 자르야 모듈 사이 도킹부인 피어스에 원추형 나사 모양의 탐침을 진입시켜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도킹에 성공한 뒤 35번째 궤도 비행을 하면서 압력 조절 등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우주인들은 3시간 후 마침내 해치를 오픈했다. ISS 진입은 선장을 맡고 있는 러시아 연방우주청 소속 세르게이 볼코프(35)에 이어 승무원 올레크 코노넨코(44), 이소연씨 순으로 이뤄졌다. 지금까지 ISS에 탑승한 우주인은 모두 155명이며 이씨는 158번째 ISS 탑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0시 50분부터 1시 10분까지 ISS에 거주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주인 3명이 즈베즈다 모듈에서 새로운 우주인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어 한국시간 1시 30분부터 1시 55분까지 ISS 페기윗슨 선장이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MCC에서 중계된 도킹 모습은 예비우주인 고산씨가 직접 설명했다.
이소연씨는 11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우주 과학실험에 착수할 예정이며 ISS에 머무는 10일간 실시할 52회의 실험 가운데 세 가지를 이날 수행한다.
첫 실험 아이템은 ‘식물 생장실험’이다. 이날 ISS 벽에 실험 키트를 붙여놓고 귀환하는 날까지 무와 콩 등 2종의 씨앗이 빛과 어둠의 조건에서 어떻게 생장하는지를 체크할 예정이다. 또 지난 2월 무인 화물우주선 프로그레스호를 통해 ISS로 가져간 11가지 종자는 70일간 우주 환경에 노출한 뒤 소유스 귀환 시에 지구로 가져와 종자의 생장 및 유전 변이를 검정할 계획이다. 이어 이소연씨는 ‘미세 중력 환경에서 세포 배양실험’으로 줄기세포와 벼세포·연골세포 등을 배양한다.
또 우주 환경에서 초파리를 이용해 중력 반응 및 노화 유전자를 찾는 ‘초파리 실험’에서는 초파리 1000마리의 움직임을 ISS 체류 기간 동안 매일 5분씩 기록할 예정이다.
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사업단장은 “도킹 첫날 이소연씨가 가져간 하드디스크를 ISS 내 노트북에 탑재시켜 과학실험 측정 데이터를 담아올 예정”이라며 “이 하드디스크는 이소연씨가 귀국할 때 가져온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8시 16분 35초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대를 떠난 이소연씨를 포함한 3명의 우주인은 6∼12궤도 비행 때 수면을 취했으며 16바퀴째 때 점심을 들었다. 비행 이틀째인 19∼21번째 궤도 비행 때 이산화탄소 스크루버 카트리지를 교환하고 일부 자유시간을 갖기도 했다.
모스크바=박희범기자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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