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요금 경쟁, 일본 판박이

최근들어 요금정액제, 망내할인, 망외할인 등 다양한 상품을 매개로한 국내 통신 서비스업체간의 요금인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내년 국내 통신 서비스 시장 판세는 어떠한 지형을 그릴까.이에 대한 해답을 일본이 제시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ATLAS Research&Consulting(대표 박종봉, www.arg.co.kr 이하 애틀러스 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일본 유무선 통신시장 총람: 시장, 사업자, BM, 규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통신요금인하 경쟁 양상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통신시장은 사업자들간의 경쟁적 요금 상품 출시로 인해 최근 1년사이 기본요금이 1/3로 떨어졌다는 것. 이는 현재 한국의 통신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망내/망외할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요금을 잇따라 인하하는 것과 거의 유사하다 고 이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국내와 다른점이 있다면 일본의 요금인하 경쟁은 3위 사업자 소프트뱅크모바일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올초 자사 가입자간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화이트플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난 9월 중순 8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 인해 소프트뱅크는 새로운 고객 증가률에서 6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재미를 본 소프트뱅크는 이후에도 경쟁사가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면 곧바로 맞받아치는 전술을 구사했다.

위기를 느낀 도코모와 KDDI도 올 9월 요금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양사는 일제히 장기가입자의 우대요금제를 포기하고, 가입기간에 상관없이 기본요금을 반액으로 할인해주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같은 일본 통신 서비스업체간의 물고 물리는 요금인하경쟁으로 일본 이통3사의 휴대전화 기본사용료는 불과 1년 만에 1/3 수준인 1,231엔 수준으로 떨어졌다.

요금인하 경쟁이 낳은 결과는 일본업체들의 수익감소로 나타났다. 치열한 전쟁의 전과치고는 상처가 깊다.

일 예로 도코모는 기본요금이 반액인 `누구나 할인` 서비스 발표할 당시 400억엔,정도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는 것. KDDI도 200억엔 정도의 수익감소를 감안했다. 그러나 현재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일본 서비스업체의 수익감소폭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처럼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격 인하경쟁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소프트뱅크가 지난 10월 9일, 또다시 가격 인하을 단행했다. 즉 화이트플랜의 가입자 소개로 화이트플랜에 가입하면 소개해 준 사람과 소개받은 사람에게 최대 5만엔(한화 약40만원 정도)의 현금을 돌려주는 소개 캠페인을 실시한 것. 핵폭탄급 고객 유인책이다.

무한 경쟁에 가까운 일본 통신서비스업체의 움직임에 비추어 볼 때 국내 통신 서비스업체들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진단하고 있다.

애틀러스 리서치는 “소비자 편익이 중시되는 성숙단계의 시장에서 요금인하 경쟁은 필연적이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국내시장에서도 망내외 할인 뿐만 아니라 요금할인 무한경쟁 등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다만 그 결과가 수익성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면 한다는게 바램이라면 바램이라고 이 보고서는 끝을 맺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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