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스크린 골프도 한류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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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이 스크린 골프의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제조되는 스크린 골프장비 다섯 중 네 대는 메이드인 코리아, 한국산이다. 이유는 대충 짐작될 것이다.  대중적 골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젊은 골퍼가 가상현실(VR)로 골프를 향한 갈증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스크린 골프방 열풍으로 전국에서 스크린 골프를 설치한 업소는 다음달까지 2000곳을 돌파할 전망이다. 우리 스스로도 잘 몰랐지만 한국인의 유별난 골프사랑은 오프라인 물론이고 가상공간(VR)에서도 세계 최고였던 것이다.

 스크린 골프는 본래 90년대 초반 미국에서 레슨 용도로 개발됐지만 한국에 들어와서는 오프라인 골프시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위상을 갖추게 됐다. 업무를 끝내고 직원끼리 모여서 스크린 골프방에 와서 공을 치는 모습은 한국만의 독특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시장 수요가 많으니 스크린 골프장비의 기술 수준도 한국이 여타 경쟁국보다 훨씬 앞선다. 지난 10월 독일 전시회에서 만난 외국 스크린 골프업체 관계자는 모두 한국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혹자는 스크린 골프 붐은 일시적 현상일 뿐 대중적 골프장을 많이 짓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좁은 국토에서 자꾸만 늘어나는 골프 인구를 수용할 골프시설을 얼마나 더 지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가상현실 기반의 골프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한국적인 문화상품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중가요·온라인게임을 한류상품으로 성공적으로 육성시킨 전례가 있다. 작금의 스크린 골프 열풍도 한국의 IT산업과 넘치는 골프 수요가 조합해 만들어진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자력으로 세계 1위에 오른 우리나라의 스크린 골프가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한류상품으로 격상되려면 정부 차원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 이동훈 부장 dhlee@golfz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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