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고의 인맥구축 사이트 ‘베보’ 본사는 영국이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다. 프렌드스터(필리핀)·윤자(터키) 등 다른 국가 1위 사이트도 마찬가지. 홍콩 출신 축 청은 세금혜택 등 홍콩 정부의 온갖 유인책을 뿌리치고 4년 전 실리콘밸리에서 애포테크를 창업했다. 중국·인도·이스라엘 등이 앞다퉈 정보기술(IT) 단지를 육성하고 있지만, 더 많은 기업들이 실리콘밸리로 들어오지 못해 안달이다. 그 중에는 DLA파이퍼처럼 대형 거래를 따려는 법무법인도 있다.
27일 실리콘밸리닷컴은 특집기사를 통해 “실리콘밸리에선 ‘세계는 평평하다’는 토머스 프리드먼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글로벌화 덕분에 실리콘밸리의 리더십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대기업-벤처 쌍끌이=실리콘밸리 경제는 이 지역 토종 대기업이 끌고 벤처가 밀면서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이 지역 대표 기업인 HP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2003년 439억달러에서 2006년 595억달러로 늘어 해외 매출 비중이 67%까지 올라갔다. 시스코도 러시아 등 129개 개발도상국가의 매출이 전년 대비 45%나 늘었다. 신생업체 구글은 시가총액을 3년 만에 458억달러에서 2117억달러로 키웠다. 2007년 3분기 벤처캐피털은 이 지역 260개 신생 업체에 24억8000만달러의 투자 자금을 대줬다.
◇복제 불가능한 문화=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적인 창업 지원을 믿고 귀국한 기술자들은 지원금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입모아 말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물과 공기 같았던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 △수준높은 엔지니어 △노련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물론이고 이들이 스스럼없이 만나 서로를 살찌우는 협업 문화도 없다. 오렌지랩의 조지 나혼은 “여기에선 경쟁업체 사람들을 잠재적 협력자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지역 기업들의 공동 특허건수는 93∼2005년 사이에 6배나 늘었다.
특히, 교육열을 앞세운 아시아 국가 기업들도 실리콘밸리의 창의적 문화에는 두 손을 든다. 오히려 중국 사업가 사이에선 “‘C-C(Copy to China·실리콘밸리 제품을 복제해 중국으로 넘김) 모델’을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변신의 귀재=이러한 복제 불가능한 문화는 실리콘밸리를 ‘변신의 귀재’로 만들고 있다. 애플은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떼버렸을 뿐아니라 아이팟(MP3)·아이튠즈(온라인)·아이폰(휴대폰)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 성공을 거뒀다. 하드웨어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 사이프레스 세미컨덕터 등은 태양전지 업체로 변신 중이다. 실리콘밸리는 거대한 컴퓨터 산업단지에서 생명공학·의학기기·나노기술·환경기술 중심단지로도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 밸리 내 태양전지 산업 관련 인력은 10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사이드 아미디 플러그앤플레이 창업자는 “이 세상 벤처 기업의 시작과 끝은 바로 여기(실리콘밸리)”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아시아 국가 기술 기업가들이 말하는 “이래서 안된다”
(척 청 홍콩 출신 벤처 기업가) “홍콩 벤처캐피털이 오직 관심있는 것은 짧은 시간에 돈을 버는 것뿐이다.”
(난단 닐레카니 인포시스 공동 설립자) “인도에 아직도 가난한 사람이 다수다. 경제가 조금만 미끌어져도 사회적으로 불안정하다.”
(빌 바니, 아시아넷컴) “베트남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없다.”
(빌 밀러 스탠퍼드 프로그램 책임자) “중국 빌딩의 스카이라인은 멋있지만 제품 개발력은 여전히 복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 지역 전문가) “일본, 대규모 제조업 마인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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