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성과 `입씨름`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계의 스타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스타 프로젝트’가 최근 성과 논란에 휩싸였다. 콘진원과 산업계가 이 사업에 대해 실력있는 영세업체 발굴에 기여했다고 보는 반면 기획예산처는 그간의 투자대비 낮은 매출규모를 이유로 2008년도 스타프로젝트 지원규모를 20%나 축소했다.

스타 프로젝트는 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음악·공연 등 5개 분야에 대해 수출 지향적인 프로젝트를 발굴, 제작비 및 마케팅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선정작에는 총 제작비의 35% 이내, 프로젝트당 최대 10억원이 지원되며 마케팅, 해외 배급망 및 인력 등도 제공된다. 아이언키드(2003), 뽀로로와 친구들2(2004), 뿌까(2004), 실크로드온라인(2004),선물공룡 디보(2005) 등 화제작들을 배출한 바 있다.

◇예산처, “지원업체 총 매출 턱없이 적어”=기획예산처는 지난 8일 그간의 성과부진을 들어 스타 프로젝트의 내년 예산을 올해(32억원)보다 20% 축소한 25억6000만원으로 책정, 발표했다. 지난 2002년 시작된 스타 프로젝트는 2006년까지 총 30개 프로젝트에 147억원을 투자해 12억7000만원을 회수했다. 투자금 회수율은 8.6%에 불과하다. 스타 프로젝트에 투입된 총 제작비(2002∼2006년) 1034억원에 비해 매출이 242억원에 불과했다. 예산처는 이처럼 지원 기업들의 매출 부진에 따른 실적부진을 들어 프로젝트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해당 부처 및 업계에서는 예산처의 판단이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조업의 잣대로 판단했다고 토로한다. 애니메이션 분야는 수년간의 제작과정을 거쳐 TV에서 방영된 뒤 캐릭터 등 라이선싱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로, 제작 후 5∼6년이 지나야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뽀로로와 친구들2’의 경우도 2004년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지만 실제 수익이 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콘텐츠업계, “실력있는 영세 업체에 절대적”=애니메이션 등 관련 콘텐츠업계에서는 “스타 프로젝트야 말로 실력은 있지만 영세한 업체들에게 최적의 정부 지원”이라는 평가다.

아이언키드를 제작한 디자인스톰의 손정숙 사장은 “2003년 자금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던 시기에 스타 프로젝트에 선정돼 본 제작에 들어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고, 지난 9월 미국 지상파TV에 공급해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성과까지 얻었다”고 전했다. 콘진원 측은 “스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아이언키드 등 작품들을 통해 1818만달러의 해외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며 해외 공동제작 프로젝트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은 스타 프로젝트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일러 예산 삭감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문화관광부 측은 “부당하게 삭감된 예산에 대해서는 국회를 통해 다시 복원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획예산처는 KDI가 실시한 문화콘텐츠진흥사업에 대한 심층평가 결과 전체 36개 세부사업 중 △10개 사업의 예산을 축소하고 △9개 사업은 사업추진방식을 전환하며 △중복 가능성 있는 18개 사업에 대해 업무통합 방안을 논의토록 권고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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