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미드테크(mid-tech) 분야에 집착하다 ‘추억의 기술 진열장’이 될 것이다.’
5년 후 한국 사회의 모습에 대한 섬뜩한 예언이다. ‘2013년 한국 시나리오’라는 주제로 3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CEO포럼 코리아 2007’ 행사에 참석한 AT커니측 인사들은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 개발도상국 사이에 끼인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을 시나리오 기법으로 예측했다.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세계화·지정학적 위험·인구·기술·천연자원 등 5개 분야에서의 2013년 한국에 대한 긍정적·부정적·중립적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
이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IT 분야 외의 신기술 분야에선 성과가 미흡하고 강점을 가진 미드테크 분야의 경쟁력도 중국 등에 빠르게 추격당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반영곤 AT커니코리아 파트너는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이 모두 공격적인 인재 영입과 M&A 등을 통해 기술 혁신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국은 M&A에 소극적이어서 도리어 중국 업체 등에 기술 사냥을 당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만 얽매여 시장의 목소리에서 멀어지면서 미드테크 분야의 경쟁력을 상실하고 시장 선도 기술은 자취를 감춘다는 것이 한국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시나리오이다. 기술 인력은 급속히 이탈하고 한국 기업은 선도 기업의 추격자로 전락할 것이란 내용이다.
폴 로디시나 AT커니 회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기업이 M&A나 조인트벤처 등 글로벌 협업 모델을 강화하지 않으면 충분한 혁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5년 후 한국은 기존 장점을 유지하고 M&A와 해외 인력 유치, 기술 혁신에 성공할 경우 ‘융합 신기술의 리더’로서 미래 신기술의 메카가 될 것이란 긍정적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한창훈 AT커니코리아 이사는 한국기업이 미드테크를 활용해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고 하이테크 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전제로 이 같은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한편,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발표 후 가진 투표를 통해 5년 후 한국은 미드테크 분야 경쟁력을 근근히 이어가는 ‘1.5류’ 국가가 된다는 ‘중립적’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행사에선 이외에도 세계화와 북한 및 중국의 위협, 노령화 등이 한국의 미래를 변화시킬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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