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의 愚公移山

LG텔레콤이 올 3분기 동안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연이어 증가하는 뚜렸한 호조세를 보였다.

동기식 IMT2000 사업 반납에 따른 남용 사장 퇴진 후 출범한 정일재호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3G 서비스 부재에도 일군 성과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정일재 사장으로 선장이 교체된 후 최근 1년간 LG텔레콤의 행보는 경쟁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경쟁사들이 3G 서비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을 때 LG텔레콤은 소비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이색 컨버전스 상품을 구상했던 것. 현재 가입자 70만명을 확보한 항공마일리지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반면 동기식 IMT2000 서비스의 대안으로 제시한 1.8GHz 대역의 동기식 3G 서비스 EVDO 리비전A사업에서는 속도를 조절했다. 3G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이 실적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론 올해 상반기 SK텔레콤과 KTF가 3G 전국망을 구축한 후 과감한 마케팅을 펼쳤을 때 LG텔레콤도 마케팅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이때쯤 LG텔레콤은 엄청난 자제력을 보였다.결과는 연속 영업이익 증가라는 화려한 성적표로 돌아왔다.

LG텔레콤은 3G 경쟁에 동참하기 보다는 항공마일리지, 패스온 등 깜직한 제휴할인 서비스 등을 출시,이통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었다. 내친김에 LG텔레콤은 11월경 주유할인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LG텔레콤의 발빠른 컨버전스 서비스 기획력이 빛나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참신하면서 이색적인 컨버전스 서비스를 줄이어 출시할 예정이라는 게 LG텔레콤 관계자의 귀뜸이다.

설비투자면에서 LG텔레콤은 愚公移山이다. 우선 리비전A의 경우 내년 3분기까지 전국망을구축한다는 게 LG텔레콤의 복안이다. 즉 리비전A 사업에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것.

물론 SK텔레콤과 KTF가 3G에 전력을 투입, 가입자 300만명을 유치한 게 LG텔레콤에는 찜찜한 구석이다. 특히 연말경 두 회사가 모두 HSDPA의 상위기술인 HSUPA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 LG텔레콤은 향후 먹거리에서 뒤쳐지는게 아니냐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일재 사장은 뚝심을 갖고 3G를 밀고 갈 것이라는게 사내외의 관측이다. 내년부터 3G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게 LG텔레콤의 판단인 듯.

LG텔레콤은 이같은 주위의 눈길을 의식한듯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내년까지 2G와 리비전A 단말기 비율을 반반 정도 가져갈 것"이라고 느긋하게 대답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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