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우주생명체

 노스트로모호는 외계에서 귀중한 광물과 자원을 나르는 거대한 우주선이다. 승무원 7명과 2000만톤의 화물을 싣고 지구로 귀환하던 중 2등 항해사 리플리는 한 혹성을 지나다가 지적 생명체의 것으로 보이는 우주선 발신파를 포착한다. 인공동면에서 깨어난 대원들이 발견한 것은 이미 오래 전 파괴돼 썩고 있는 정체불명의 우주선. 탑승 선원들은 모두 미이라로 변해 있었다. 사고원인을 찾기 위해 실험중이던 대원 한 사람이 계란모양의 물체에서 튀어나온 작은 생물체의 공격을 받는다. 이들은 인간 몸에 기생하는 외계 생명체였다. 노스트로모호는 가공할 만한 번식력으로 인간의 신체에 침입해 몸속에서 부화하는 우주괴물과 사투를 벌인다. 1979년 개봉당시 외계인과 주연 배우 시고니 위버가 마주친 장면으로 너무나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영화 에일리언의 줄거리다.

 엊그제 USA투데이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SA) 최신보고서를 인용, 우주선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옮아가 번식해서 묻어 온 살모넬라균의 독성이 한층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오는 2020∼2027년 달에 다시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미국이나 러시아의 다짐을 무색케 하는 경고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ISS에 탑승한 우주인들은 약 3개월간 머문다고 한다. 러시아의 경우 화성에 도달하기 위해 약 520일 동안 우주선 외부의 도움없이 음식을 해결하는 실험까지 준비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우주개발경쟁에 따른 우주정거장 및 우주기지가 새로 쏘아 올려지고 건설될수록 우주미생물에 대한 위험부담도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보도에 나오는 살모넬라·포도상구균 등의 미생물과 영화 에일리언을 연계시키는 것은 지나친 상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주선에서 발견된 미생물이 보고서로 나왔다는 보도를 접하는 순간 10년 전 보았던 허구적 상상력의 산물인 영화 ‘에일리언’이 순간적으로 오버랩된 이유는 무엇일까.

 PNSA보고서는 모든 우주개발경쟁국에게 영화 에일리언의 충격을 떠올리게 하는 의미심장한 경고일 수 있다.

 보고서에 등장한 살모넬라균은 우주개발경쟁 중인 각국에 외계 미생물 생명체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라고 우주가 보내는 암묵적이고도 강력한 경고일지 모른다.

 이재구 콘텐츠팀장 @전자신문,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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