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무슨 족(族)을 일컫는 조어가 유행이다. ‘족’이라는 접미어를 붙이는 조어법은 1947년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斜陽)’이라는 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사양족’이란 말이 크게 유행, 그때부터 연유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 후 일정한 집단을 지칭하는 족을 붙이는 조어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 히피·여피족을 비롯, 미시·좀비·보보스·딩키·펌킨·매스티지·디카·엄지족 등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얼마 전 통계청이 블루슈머(블루오션+컨슈머) 지리정보시스템을 서비스한다고 발표, 주목을 끌었다. 통계청이 꼽은 블루슈머 6가지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동족. 통계청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동 시간이 꾸준히 늘고 있고 웰빙 트렌드의 정착으로 걷는 시간 또한 늘고 있다. 통계청이 주목한 것은 통근·통학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휴대형 엔터테인먼트 상품이 잘 팔리지 않겠냐는 것. 이들이 이동 중에도 끊임없이 IT기기를 다루면서 무료함을 달랜다는 점에서 일리 있는 분석인 것 같다.
이들은 휴대하기 편한 제품을 선호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해 가고 있다. 요즘 거리 곳곳에서는 IT기기로 무장한 이동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MP3플레이어·PMP·디지털카메라 등 이동성·편의성이 강조된 제품을 2∼3개 들고 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선글라스·손목시계·멜빵 등 신체에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아 패션 액세서리로 활용하기도 한다. 노트북PC·PDA·전자사전은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 사이에서 한껏 사랑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미디어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TV는 집에서 본다’는 고정관념은 이들에겐 무의미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위성DMB폰은 이들에겐 필수품. ‘손 안의 TV’의 매력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낸다. 게다가 내비게이션에 DMB 기능까지 있어 차를 타고 가면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어 이동족에겐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일부에서는 ‘21세기 유목민’이라 비유하곤 하지만 그들의 유형은 매우 특이하다.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업도 이동족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임지수 온라인/탐사기획팀장 jsim@etnews.co.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
2
[ET시론]K콘텐츠 성장과 저작권 존중
-
3
[사설] 보안기능 확인제품 요약서 사안별 의무화 검토해야
-
4
[ET시선] 국회, 전기본 발목잡기 사라져야
-
5
[부음] 김동철(동운아나텍 대표)씨 장모상
-
6
[김태형의 혁신의기술] 〈23〉미래를 설계하다:신기술 전망과 혁신을 통한 전략 (상)
-
7
[부음] 유상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씨 장모상
-
8
[IT's 헬스]“중장년 10명 중 9명 OTT 시청”…드라마 정주행 시 조심해야 할 '이 질환'은?
-
9
[GEF 스타트업 이야기] 〈57〉더 나쁜 사람 찾기, 손가락질하기 바쁜 세상
-
10
[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21〉트렌드 반영한 3C관점 디지털 소통효과 측정해야 낭비 제거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