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가 주요 프로젝트인 외교통상부 전자여권 제조사업이 외산업체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17일 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최근 ‘전자여권 제조·발급 관리 시스템 구축(e커버 사업)규격’을 사전 공고하면서 단기간내 CC인증을 요구, 사실상 외산업체의 참여가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확정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행 BAC(Basic Access Control) PP(Protection Profile) 규정에 따른 CC(Common Criteria) 인증을 획득한 IC 칩과 칩운용시스템(COS) 제품만 입찰에 참여토록할 경우 ‘젬알토(Axsea)’·‘인피니온(TCOS)’ 등의 외산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삼성SDS·LG CNS 등 국내 업체들은 정보보호진흥원을 통해 COS 인증을 추진, 보안 기술을 검증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본 사업이 전개되기도 전에 COS CC 인증을 요구해 국산 업체의 참여를 사실상 봉쇄했다고 비판했다.
외교통상부는 오는 10월 전자여권 5만장을 일부 조달하고 전자여권 395만장을 내년 4월 이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외산 COS와 IC칩이 국내 전자여권 시장(800만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자여권 핵심 기술을 외산에만 의존할 경우, 국산 COS 기술력을 사장시킴은 물론 세계 전자여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스스로 내줄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그간 COS 개발에 들여온 투자 역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 IC카드연구센터 이기한 센터장은 “전자여권에서 칩 및 COS 기술의 원가 비중은 40∼50%에 달한다”며 “외교부 사업 방침은 자칫 고부가 IC카드 시장을 통째로 외산 업체에 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COS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급으로 CC 인증은 시간 문제일 뿐 기술력 문제는 절대 아니다”며 “기업이 CC 인증을 추진중인 만큼 전자여권 발급 예정일(2008년 3월)까지 인증을 완료토록 시간을 줘서 상호 경쟁할 수 있는 기회라도 줘야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전자여권사업추진단 관계자는 “정부의 사업일정을 기업의 CC 인증 일정에 맞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현재 사전 공고 규격을 통해 기업 의견을 수렴을 하고 있어 이번 주 내 공고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수립한 일정에 따라 강행할 뜻임을 시사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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