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장마와 여름

 지난 6월 하순부터 우리나라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을 오가며 비를 뿌리던 장마전선이 이달 말이면 물러날 것 같다. 봄·가을이 부쩍 짧아진 요즘은 한 달 이상 한반도에 자리 잡으며 심술을 부리는 장마를 제5의 계절이라고 할 만도 하다.

 장마가 생기는 원리는 이렇다. 남쪽의 고온 다습한 기단과 북쪽의 건조하고 서늘한 기단이 마주치는 경계면이 생기는데 이것을 전선이라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전선은 오랫동안 머문다 해서 정체전선이라 하고 다른 말로 장마전선이라고 한다. 장마전선은 고온 다습한 기단과 찬 기단이 치열한(?) 전투를 하면서 남쪽이 강하면 북상했다가 다시 세력이 약해지면 남하하기를 반복하면서 우리나라 남부와 중부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다. 이렇게 위아래로 왕복하던 장마전선은 7월 상순께에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으로 올라가고 중순 무렵에는 북한까지 올라갔다가 하순에는 더 올라가 소멸한다.

 장마전선이 머무는 한 달가량은 많은 비를 뿌리기도 하고 날씨가 흐리기도 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장마전선이 물러나면 뜨거운 태양이 활약하는 본격적인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다. 햇볕은 장마기간 동안 눅눅해진 이불을 말리기에 그만이고 우울증에도 특효다.

 최근 민간 경제연구소와 국책연구기관, 정부가 당초 전망을 상향 조정한 하반기 경제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들 기관이 내놓은 전망의 공통점은 하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져 장마 같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환율하락과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상승이라는 악재는 상존하겠지만 그동안 취약했던 중소기업이나 비ICT 분야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는 더욱 저변이 넓은 경기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여름, 우리 경제가 우울증을 떨쳐낼 수 있는 기회의 계절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주문정·정책팀 차장, mjjo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