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도량형 표준화 사업 준비 완료

 정부가 다음달부터 인치(inch), 평(坪) 등 비 법정단위 사용을 전면 중지하는 도량형 표준화 사업에 착수하더라도 일반소비자들에게 큰 혼선은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주요 제품에 센티미터(cm) 단위를 병행 표기하고 있는데다 TV, 노트북, 모니터, 휴대폰 등에 표기하는 ‘인치’ 단위는 국제적 관례를 인정받아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도량형 표준화 사업은 ‘평’, ‘돈’, ‘근(斤)’ 등 무게나 넓이 단위에 초점을 둔 조치”라며 “주거 환경의 계량단위가 변경되면 그에 따라 제품 표기만 바꾸면 되는 가전 분야는 기술 및 마케팅 측면에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평’ 단위는 달라져=에어컨, 공기청정기, 온풍기 등 일부 가전제품에서 쓰이는 넓이 단위의 ‘평’ 표기는 달라진다. 삼성과 LG는 이들 제품에 ‘평’ 대신에 ‘제곱미터(㎡)’ 단위를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비자 이해를 돕기위해 ‘00㎡는 00평형입니다’라는 주석을 달기로 했다.

다양한 IT제품을 취급하는 홈쇼핑 방송사들도 새로운 도량형 단위 사용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GS홈쇼핑은 이달 말 프로듀서(PD)나 쇼핑 호스트 등 방송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기 시험에 도량형 단위 내용도 포함키로 했다. 또 다음달부터 방송에서 평형이나 인치 대신에 ‘거실 1개나 방 2개에 적합하다.’거나 ‘가로·세로 10m 정도’라는 식의 부연 설명도 넣을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EU, 미국 등도 오는 2010년부터 미터법을 적용키로 하고 단계적인 전환을 진행중”이라며 “수출 시장이 주력인 IT 분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제단위계(㎡, m, ㎏)로 통일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부 한해 ‘인치’ 그대로 사용=LG전자는 TV, 노트북, 모니터, 휴대폰 등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인치’ 와 ‘cm’를 그대로 병행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산자부가 업계 건의에 따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치’ 단위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사용을 허용한 데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00년부터 국제단위계에 맞춰 TV 화면크기 표시를 인치가 아닌 센티미터 단위로 바꿨다. 또 3년 전부터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형’이라는 단어를 사용중이다. 가령, 40인치 LCD TV의 경우 40형 모델명(LN40R81BD)과 대각선 치수 40형(101cm)가 함께 표기된다. 삼성은 노트북, 모니터, MP3 등에 대해서도 ‘형’과 ‘센티미터’ 단위를 병행 표기할 예정이다.

카메라폰용 CIS(CMOS이미지센서) 개발업체 실리콘화일(대표 신백규)도 그동안 사용해온 인치 단위를 ‘cm’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팹리스 업체들 대부분은 소비자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데다 외부에 공개하는 자료에 비 법정단위 도량형을 쓰는 경우가 많지 않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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