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T서비스, 창의력이 성공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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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반적으로 산업 구조가 선진화될수록 제조업의 비중은 낮아지고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GDP 가운데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돈다. 한국은 아직 50%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현재 추세로 볼 때 서비스 산업 비중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돼 온 IT산업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IT 시장의 3대 부문인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IT서비스 가운데 현재까지는 HW가 단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향후 HW 시장은 성장률 0.7%라는 둔화세를 겪는 반면에 IT서비스 시장은 연평균 6.1%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 2010년이면 HW 부문을 추월할 전망이라는 한 연구결과는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하드웨어 기기의 경우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 더는 성장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에 IT서비스는 컨설팅·아웃소싱·솔루션·SI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유비쿼터스 시대의 도래는 IT서비스 분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비쿼터스 시장은 2010년 8000억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이렇게 성장성이 풍부한 시장이지만 아직 절대 강자가 없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산업의 가능성을 다양한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에 힘입어 IT강국으로 성장해 왔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미니홈피, 지식검색 등 독창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성공시킨 바 있다.

 서비스의 위력은 이제는 ‘문화 아이콘’이 돼버린 스타벅스를 보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보다 3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가 10배 맛있기 때문에 마시지는 않는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니라 감성을 판다’는 말처럼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요소가 스타벅스 커피를 구매하게 하는 큰 요인이 된다. 스타벅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서비스 산업이 풍부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문제는 서비스 산업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단 서비스는 창의력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물건에 비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서비스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다. 한발 앞서 블루오션을 파악하고 새로운 서비스 콘텐츠를 개발, 이를 기업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서비스 사업을 기반으로 변신하고 있는 두바이가 그 좋은 예다. 사막에 있는 작은 나라가 달에서도 보일 정도의 인공섬과 스스로 ‘7성급’이라고 할 만큼 최고급 호텔을 만든 이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서비스 수준의 질적 향상 역시 매우 중요하다. 까다로운 요즘의 소비자는 어지간한 서비스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정해진 프로세스에 의해 일정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 고객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중국에 맥도날드가 진출한 뒤 이를 흉내낸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겼으나 결국 대부분 실패했다고 한다. HW는 유사하게 만들었으나 SW인 프로세스, 매뉴얼이 없기에 생겨난 결과다.

 서비스는 결국 창의성이 중요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코오롱아이넷의 출범으로 ‘IT와 무역’이라는 이종사업의 통합 작업을 경험하면서 향후 성장동력으로서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 IT 부문이 현재 무역 부문이 가지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욱 확대된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 즉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는 ‘글로벌 토털 서비스’ 모델이 IT 산업의 비즈니스 성공모델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라 확신한다. 더불어 침체기에 있는 한국 IT산업이 ‘서비스’를 통해 또 다른 성장의 돌파구를 찾아가기를 기대한다.

◆류목현 코오롱아이넷 부사장 mhlyu@kol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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