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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동안 북경에서 ‘세계한민족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1년에 한 번씩 모여 그동안의 활동내용과 문제점을 평가하고 향후 미래의 비전을 토론하는 장이다. 이 토론회에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내용들이 토론됐는데,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한다.
연변대의 김강일 동북아연구원 원장은 중국의 경제개발과정에서 지리적 위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면서 중국의 여러 성들 중에서 해안 쪽에 위치해 바깥세계와 직접 통할수 있는 성들이 많이 개발됐는데, 반면 해안 쪽에 위치하지 못한 성들은 물류 등의 문제로 개발이 침체돼 왔음을 비교분석하는 글을 발표했다. 특히 주목되었던 것은 재중 동포들의 처지와 연관된 것인데, 동북 3성 중에서 길림성 내 연변자치주에 주로 거주해 왔던 재중 동포들이 경제개발과정에서 길림성이 침체되다 보니 한국으로 이주했을 뿐 아니라 동북3성 중 해안가에 위치한 요녕성의 대련, 심양 등으로 이주하는 등 주로 해안의 경제개발구역이나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연변자치주의 존립자체가 위협받고 있음을 설명했다.
김강일 원장의 길림성 연변자치주 경제문제와 이로 인한 공동체 자체의 존립위기 등을 풀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은 북한문제 해결에 기초, 동북3성 전체의 물류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문제 해결은 북핵문제 해결 등과 긴밀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엄중한 현실이다. 따라서 북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이전에 과도적인 상태에서 길림성 연변자치주 등에 거주하는 재중 동포의 경제문제,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절충적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 개성공업지구, 금강산 관광지구, 신의주 특구, 나진·선봉지구 등 특구제도이다. 이는 중국의 개혁개방과정에서 등소평의 지도하에 추진됐던 심천특구 등의 사례에서도 확인됐듯, 사회주의 시장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평가돼 온 대안이다. 북한의 이런 특구제도가 북한의 변화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재중 동포가 주로 거주하는 길림성 연변자치주의 경제문제,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동북 3성의 경제협력 흐름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수도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국 길림성과 흑룡강성 경제는 북한의 나진선봉지구를 핵심으로 하는 두만강 유역개발계획을 현실화 시킨다면 북한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이전에도 상당히 중요한 변화을 가져올 수 있는 곳이다. 길림성, 흑룡강성은 중국의 동북3성 중에서도 동북지역에 위치해 바다로 통하지 못하는 지리적 약점이 있는 곳인데, 이들이 바다로 연결 될수있는 유일한 통로가 두만강 유역이고 구체적으로는 나진선봉지구이다. 이로 인해 길림성, 흑룡강성은 중앙정부보다 훨씬 강력한 의지로 두만강 유역개발과 나진선봉 특구 개발에 관심을 피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지구 발전계획뿐만 아니라 신의주 특구, 나진선봉특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특성을 파악, 현실적 발전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의 고민속에서 수년 전 신의주특구를 추진하다 중국과의 긴장관계가 발생하면서 특구 행정장관으로 내정됐던 양빈을 중국당국이 체포하면서 특구계획 전체가 무산되었던 경험과 같은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북한경제문제도 나날이 그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전보다 좀더 긴장감을 가지고 치밀한 전략과 구체적인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 haewook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