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이대엽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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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나를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유명세도 탔지만 이제는 올바르게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배우, 3선 국회의원과 2선 시장으로 당선된 성공한 정치인, 성남을 판자촌에서 벤처기업인들의 보금자리로 바꿔 놓은 기업의 조력자…. 지난 40여년 동안 이대엽 성남시장(72)에게 따라 붙은 수식어다. 마음이 따라가는 대로 해도 법에 어긋남이 없다는 종심(從心)의 나이에 이른 그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평가는 ‘올바른 사람’이란다. 어찌 보면 평범한 타이틀이다.

 “인생은 진행형이잖아요, 오늘 일에 성실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런 평가를 들을 수 있겠죠”

 이대엽 성남 시장의 덤덤한 표현은 오히려 그를 따라다니는 수많은 타이틀이 매순간 최선을 다 하는 그의 열정에 대한 수식어였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주치의가 중이염으로 고생하는 그의 해외 출장길을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으로서의 역할은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다”며 먼 해외 출장길까지 감행하기도 했다. 그것이 그를 과거에는 영화배우로, 지금은 최다득표라는 기록을 세우는 민선 시장으로 만든 것이라는 게 주변인들의 평가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산다고 하지만, 그가 새로운 비전을 내걸고 시작한 프로젝트를 보면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 이대엽 시장은 최근 30년 후 성남시를 최고의 IT 도시로 만드는 장기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성남시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도시로 만들고 싶어요. 아시다시피 성남시는 전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 아닙니까? u시티 성남프로젝트나 친환경적 첨단산업 육성 계획은 성남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사업이지요.”

 성남시는 2030년이면 전체 기업 매출이 87조원에 달하는 기업형 도시를 만들기 위해, IT-SoC와 차세대 이동통신 및 의료·바이오 등 환경친화 첨단 산업을 3개 선정하고 집중지원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성남시는 현재 인구 100만명에 세수 2조 4600억원이 넘는 도시로, 기초자치단체이지만 광역시만큼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성남시를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은 첨단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이대엽 성남시장의 생각이다.

 “30년 전부터 성남에 정착해 살고 있으니, 성남은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성남시 발전에 대한 바람은 누구보다 간절하다고 자신합니다.”

 그가 처음 성남에 정착할 당시 주변에는 판잣집들이 헐려 옮겨온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그중에는 시각장애인도 많이 있었다.

 그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벌인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료개안수술이 시발이 돼 본격적인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를 시작으로 당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에 출마를 했고 이후 국회의원에 출마해 전국 최다 득표를 얻고 3선 금배지를 달게 된다.

 이후 2002년 민선 3기 성남시장에 출마해 또 다시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됐고, 이어 지난해 민선 4기 시장선거에서도 큰 표차로 다시 당선돼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됐다.

 2030년까지 내다보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에 대해 이대엽 시장은 ‘보답’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시장은 “정치는 국민과 성남시민이 보내 준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며 “자치단체의 살림을 책임진 도시경영자인 시장에게 제1의 화두는 지역경제 활성화고, IT 산업과 같은 첨단 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보답”이라고 대답했다.

 또, 그는 “앞으로 성남에 있는 중앙정부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함으로 세금 결손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시민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했다.

 그가 아무리 700편이 넘는 영화를 찍은 초특급 영화배우라고 할 지라도 그 인기만으로는 3선의 국회의원과 2선의 시장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출마했다 하면 ‘최다 득표’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뭐니뭐니 해도 성남시에 대한 애정이 성남시민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었으리라. 이대엽 시장은 한 때 판자촌 근처에 어우러져 살며, 걸어서 언덕배기 길을 오르내리며 판자촌 주민들과 만나 애환을 나눴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성남시청으로 가는 길에 탄 택시의 기사마저도 20여년 전 이 시장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을 자랑할 정도였다. 격의를 두지 않고 시민과 입장을 같이 하던 그의 태도야 말로 진정한 ‘인기’의 근원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에게도 그렇게 인기가 있답니다. 성남은 시장이 가깝고 물류비용이 적게 들며 종업원들의 쾌적한 생활이 가능해서지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입지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지만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추가적인 개발이 힘든 상황입니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규제가 풀려야 할 것입니다.”

 성남시 살림꾼으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아 온 그이지만 그가 꿈꾸는 ‘5000여 벤처기업의 조력자’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지금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먼저 도시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수정·중원구 도시 정비사업과 여수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정보화를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u시티 성남프로젝트를 구현할 계획이다. IT·BT·NT 등 첨단산업 전략적 육성과 첨단 중소 벤처기업 연구시설인 야탑밸리 조성도 과제다.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와 휴식시설 설치로 살기좋은 도시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결국은 도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이다. 또 남북간 도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도로망 등 도시 기반 시설도 확충해야 한다.

 이 시장은 “환율하락과 원자재가 상승, 부동산 시장 불안정 등 너무 많은 요소가 기업경쟁력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결국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기업하기에도 좋은 도시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해 기본 인프라를 갖추는 데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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