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북한을 SW개발 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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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포들의 컴퓨터 교육을 위해 우리나라 대학생들로 구성된 한민족 IT봉사단은 지난 7년간 방학 때마다 중국 두만강가에서 우리 동포를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해오고 있다. 이때 보면 북한 나진시와 중국 투먼·훈춘시를 왕래하는 다리에서 북한의 트럭을 흔히 볼 수 있다. 들어오는 북한 측 트럭에는 중국 건축물에 사용되는 고철이 실려있고, 나가는 트럭에는 일본 외화벌이용 젓가락용 나무를 싣고 있다.

 일본 동북아시아센터 대표로서 한반ㅉ@도 전문가인 하나부사 유키오씨는 지난 2006년 1월 ‘일체화하는 중조(中朝)경제관계-북한은 중국지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논문을 발표 한 바 있는데, 이 논문에는 북한경제가 급속히 중국에 종속돼가는 과정을 구체적인 통계로 보여주고 있다. 중북(中北)무역액은 99년 약 3억달러에서 2004년엔 13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이는 남북무역액 7억달러, 북일 무역액 2억5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공식무역 외에 중국은 연간 약 50만톤의 석유를 헐값에 주는 방법 등으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으며,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밀무역도 성행하고 있다. 또 동북 3성에 사는 200여만명의 조선족 중 연간 10여만명이 친척들에게 금품을 주러 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비공식적인 북중 거래액을 모두 포함하면 북중 무역액은 북한 무역액의 약 80%를 웃돈다고 한다.

 2005년 가을 북한의 나진선봉지역 특구 내 나진항만 관리권이 중국 훈춘시에 50년간 조차됐다. 훈춘시는 경제 특구 내 도로공사와 항만정비, 공업단지조성 등을 약속했다. 대신에 중국은 나진항을 사용해 동북3성에서 생산된 수출품을 동해 쪽으로 내보내게 된다. 나진항 자유화는 중국·한국·일본·미국 등 동북아 지역 경제와 인적교류가 활발해지므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이처럼 중국이 북한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본격 전개함으로써 북한은 중국에 급속히 예속되고 있다. 중조(中朝) 간의 경제적 유착으로 북한정권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북한은 한국과 통일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동북4성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동포 장애인들에게 IT교육을 하다보면 탈북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한결같이 못살아서 탈출하게 됐다고 하면서도 북한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한때는 중국보다 잘살았는데 수령님께서 보살피지 못해 못산다고 한다.

 현재 통신시설의 디지털화 비율은 한국이 80%를 넘어선 반면에 북한은 5%대에 머물러 있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재일 조총련계 교수 인력을 초청해 선진 소프트웨어 기술과 교육을 도입하기도 했다. 10여년 전부터는 고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도의 알고리듬 인텔리전트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은 한국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남북경협사업으로 북한 조선콤퓨타센터와 오피스 소프트웨어, 휴대폰용 중국어문자인식 프로그램 등 5개 분야에서 공동개발을 추진하거나 북한의 전자지문인식 프로그램과 바둑프로그램 등이 국내에 수입됐는데, 이들 제품을 보면 북한의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을 잘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북한을 절대 중국에 예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북한을 동북아 IT허브지역으로서 유럽의 아일랜드처럼 소프트웨어를 생산·수출하는 일류국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성장시켜야 한다.

 통일국가시대를 앞당기려면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산업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을 슬기롭게 찾아야만 한다. 우선 알고리듬이 복잡한 인텔리전트 소프트웨어를 북한과 공동개발하면서 한국은 해외마케팅에 주력, 북한 스스로가 IT소프트웨어로 일어날 수 있는 힘(자립)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성 남서울대 교수 sstar@n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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