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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11월 수능시험에서 일부 수험생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질러 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지금 세계 각국 학교에서 시험 중에 ‘아이팟’과 ‘준’ 등 휴대형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 소지를 금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가 학생들이 시험 중에 교사나 감독관을 속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아이팟과 준에 답안을 저장해 가져온다”며 “학생들은 교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옷 안에 숨기고 이어폰을 귀 뒤로 넘기거나 옷깃으로 교묘히 가린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마운틴뷰고등학교는 최근 일부 학생들이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에 수학공식과 여타 자료를 내려받고 있는 것을 적발한 후 이들 기기 소지를 금지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시험 답안을 녹음하고 듣는 데 아이팟과 호환되는 녹음기를 사용했다. 그런데 특히 일부는 시험 문제로 나올 만한 내용을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속 노래 가사 파일에 숨긴 것으로 밝혀졌다.
캘리포니아주 샌가브리엘고등학교의 헨리 존스 교사는 수업 중에 학생들의 아이팟을 몰수했는데, 아이팟에 저장된 음악 파일에서 시험 답안과 커닝 내용 등을 발견했다. 또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학교들도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한 부정행위로 시험 중 이들 기기의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마운틴뷰고등학교 4학년생인 켈시 넬슨(17)은 “금지 조치는 학생들이 시험 시간에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선생님을 속이려는 학생들은 플레이어가 있든 없든 계속 속일 것”이라고 말했다.
셰너 캠프 전미중등학교교장협의회(NASSP) 대변인은 “학생들이 시험 시간에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해 감독관을 속이는 것은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라며 “구세대인 교사와 감독관들은 이런 기술이 사용되는 방법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학교에서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 소지를 금지하는 것은 전국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각 지역이 이 같은 부정행위에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휴대형 디지털 기기 금지 조치는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수 생트마리에 있는 한 고등학교는 올해 학생들이 시험 시간에 휴대폰과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 소지를 금지했으며 호주의 타스매니아대학교도 아이팟·전자사전·CD플레이어·철자체크 장치 등을 학교에 가져오지 말도록 하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