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인근인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24-2 명동빌딩이다. 2007년 2월 기준으로 건설교통부가 밝힌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명동빌딩은 평당 가격이 1억9600만원이다. 3년째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은 미국 뉴욕의 매디슨 애비뉴로 평당가격은 2005년 기준으로 약 7억8000만원이다. 이곳에 가게 하나를 내려면 1㎡당 1년에 평균 64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770만원이 든다.
얼마 전 외신에 따르면 인도 최대의 도시 뭄바이의 땅 가격이 패션의 중심 프랑스 파리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돼 화제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뭄바이의 연간 임대료는 1㎡당 106.09달러로 파리의 105.54달러를 앞서 조사 대상 176개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지금도 뭄바이라고 하면 상당히 낯선 도시로 생각된다. 그러나 봄베이라고 하면 쉽게 알아 듣는다. 원래 영어식 표기인 봄베이를 1995년 인도식 발음인 뭄바이로 바꾼 것이다. 뭄바이는 16세기까지도 인도 남단의 작은 어촌에 지나지 않았다. 1534년 이곳을 지배하던 토후(土侯) 바하드르 샤가 포르투갈에 넘겨주고, 1662년에는 포르투갈 국왕이 누이동생 캐서린에게 영국의 찰스 2세와 결혼 때 지참금의 일부로 양도한 지역이기도 했다. 이런 궁벽한 어촌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부터다. 뭄바이가 인도와 유럽을 연결하는 가장 가까운 항구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뭄바이는 인도 교역량의 3분의 1을 수송하는 무역항이며 글로벌 IT기업이 밀집한 거대도시로 발돋움했다. 국내 기업도 삼성전자·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 등 다수가 진출해 있다. 뭄바이의 땅값이 인도 물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까닭은 다국적 기업이 진출하는데다 투자 펀드들이 사무용 빌딩을 앞다퉈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구 밀집도는 살인적이며 도심을 벗어나면 수돗물이나 위생시설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곳이 뭄바이다. 극심한 빈부격차로 도시의 60%는 슬럼가이기도 하다. 그런 도시가 IT산업으로 부동산 열기가 달아오른다니 역시 IT의 위력은 대단한 것 같다.
홍승모 글로벌팀장 sm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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