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인 모토로라의 밀월이 시작됐다. 휴대폰 개발 및 공급 전략적 파트너였던 팬택의 위기로 인한 빈자리를 모토로라가 채웠다. 양사는 휴대폰 공급 뿐만 아니라 리눅스 휴대폰 개발, 사용자인터페이스 통합 플랫폼인‘T-PAK’ 개발에도 공조하는 등 어느때 보다 성숙된 우위를 과시했다. 반면에 LG전자와 팬택은 예년에 비해 SK텔레콤 공급량이 축소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SKT·모토로라 사이엔 특별한 게 있다=모토로라는 올 1분기 SK텔레콤 휴대폰 공급량을 크게 확대했다. 모토로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7%에서 지난 1분기 23%까지 올랐다. 레이저와 크레이저폰에 대한 국내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판매량만 늘어난 게 아니다. KTF가 위피를 뺀 3G 저가 단말을 준비하자 모토로라는 카메라 기능을 뺀 2G 저가단말인 ‘스타택3’를 SK텔레콤에 공급했다. 글로벌 제조사인 모토로라가 이례적으로 한국에만 특화 모델을 내놓으며 난감한 상황에 빠진 SK텔레콤을 구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의 협력 강화도 주시할 부분이다. 양사는 리눅스 기반의 범용 운용체계 휴대폰 개발에 공조했다. 오는 7월에는 SK텔레콤의 UI 통합 플랫폼인 ‘T-PAK’을 탑재한 단말도 선보인다. 삼성, LG 등과 UI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SK텔레콤에는 천군만마와 같은 협력이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팬택 위기 후 자연스럽게 모토로라와 협력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하게 전략 관계가 변화된 것은 없다”며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는 모토로라가 SK텔레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삼성 웃고, LG·팬택 울고=연간 1000만대 정도인 SK텔레콤향 휴대폰 공급을 둘러싼 국내 제조사 간 경쟁에도 희비도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모토로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공급량을 더 늘렸다. SK텔레콤의 휴대폰 판매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과거 SKY 브랜드가 차지하던 중고가 시장에선 삼성이 약진하고 팬택 브랜드의 중저가 시장에서 모토로라가 선전하는 셈”며 “삼성전자의 SK텔레콤 휴대폰 공급량도 과거에 비해 늘었다”고 설명했다.
속이 타는 쪽은 LG전자와 팬택이다. 공급량이 줄면서 입지가 갈수록 약해졌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KTF의 위피 미탑재 저가폰을 개발한 회사다. SK텔레콤과 협력을 강화하는 모토로라와 상반되는 행보다. 5월부터 이통사가 전략 단말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형태로 보조금 규제가 완화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협력 강화가 급선무다.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단말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 모든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모토로라 밀월 강화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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