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한국DMB 생방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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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리던 4월의 어느 날 저녁 5시 59분에 들어선 한국DMB 방송 스튜디오의 주조정실. 왠지 모를 서늘한 긴장감이 감돈다.

 “1분 전! 올 스탠 바이!” 크진 않았지만 단호함이 섞인 목소리로 스태프를 독려하는 담당 PD의 목소리에서 비로소 생방송이라는 긴장감의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방송국 한국DMB의 자체제작 프로그램 ‘영화쿠폰 캡처를 잡아라’ 생방송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 3월 시작된 이 생방송 프로그램은 진행자가 특정 영화에 대한 문제를 내거나 이벤트를 열어 실시간 문자메시지나 멀티미디어메시지(MMS)로 사용자와 소통하는 양방향 프로그램이다.

 “10초 전! 9, 8, … 3, 2, 1, 스타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영화쿠폰 캡처를 잡아라의 장한나에요” 여섯 시 정각이 되자 국내 유일의 DMB 프로그램 전문 아나운서 장한나씨(24)의 경쾌한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퍼졌다. 오늘의 주제 영화를 소개하면서 카메라가 현란하게 바뀐다. 오늘의 퀴즈가 나오는 영화는 장혁, 이나영 주연의 ‘영어완전정복’. 방송이 시작되자 마자 시청자의 문자가 계속 들어온다.

 ‘오늘 옷 입으신 게 꼭 가수 마야 같으세요’라는 문자가 들어오자 장 아나운서가 반갑게 화답한다. “아∼ xx님 오늘도 오셨네요. 글쎄요? 제가 어디가 마야하고 비슷한가요?”

 매일 문자를 보내는 고정 시청자, 이른바 ‘죽돌이’도 수십명이다. 방송 시작 사흘 만에 회당 시청자 참여문자 메시지가 1000회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장 아나운서가 여유 있게 진행하는 동안에도 문자메시지와 컴퓨터그래픽(CG) 담당 스태프는 바쁘다. 진행자가 크로마키(블루스크린) 앞에서 진행을 하면 전체 배경에 CG를 입히는 형식이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의 CG 전환이 중요하다. 감독도 연신 시계와 주조정실의 화면을 보거나 마이크로 진행자와 소통하며 전체 프로그램 진행을 이끈다.

 방송 시작 수 분 후 시청자 문자를 읽는 도중 잠시 실수도 있었지만 장 아나운서의 재치로 넘어갔다.

 장 아나운서는 “간혹가다 실수가 생길 수가 있지만 애드리브로 부드럽게 넘어가고 있다. 긴박감이 있지만 그것이 바로 생방송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20분 정도가 되자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영화쿠폰 캡처타임이 시작됐다. 최신영화 할인 바코드 쿠폰을 화면으로 제공, 휴대폰으로 화면을 캡처한 사용자에게 전국 CJ CGV 상영관 할인혜택을 준다. 한국DMB 관계자는 “CGV와의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며 “CGV가 DMB라는 뉴미디어를 이해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DMB는 쿠폰 화면만 제공하면 되지만 모든 CGV 상영관에 이를 해독할 수 있는 기기 설치가 필요한데 CGV가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10초간의 영화쿠폰 캡처시간이 지나자 방송이 마무리에 접어든다. 마무리하는 시간이지만 긴장감은 늦춰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 1, 크레디트 준비!” 뮤직 비디오가 나오면서 제작진의 이름이 흐른다. 시각은 6시 25분 48초. 끝나는 과정도 시작과 동일하다. “마무리 준비하세요. 10, 9, 8 …3, 2, 1.” “수고하셨습니다∼!(박수)”

 박수와 함께 정확히 6시 26분 30초에 방송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스태프는 여전히 바쁘다.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다음날 방송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장을 아직 지우지 않은 장한나 아나운서를 만났다.

 “DMB 아나운서 자체가 신기한 면이 있는데 양방향성과 즉각성이라는 뉴미디어의 특성을 활용한 방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아나운서의 자부심을 느낍니다.”

 장 아나운서는 고정적인 대본 없이 시청자와 직접 대화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돌발 질문이 가끔 힘들긴 하지만 대화하는 게 가장 좋아요. 재미있었다는 후기를 보면 힘도 납니다. 앞으로도 DMB 프로그램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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