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0704/070419023129b.jpg)
후지쯔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공동 개발한 유닉스 서버 ‘스팍 엔터프라이즈’가 18일 마침내 공개됐다. 코드명 APL(Advanced Product Line)로 더 잘 알려진 이 제품은 국내 시장 공급권을 놓고 한국후지쯔와 한국썬이 미묘하게 대립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제품이다.
◇스팍-솔라리스 진영 확대 결정판=두 회사는 기자간담회를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개최하는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스팍 엔터프라이즈’로 스팍 기반의 솔라리스 시장을 키워나가겠다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실제 양사의 연합 범위는 예상보다 컸다. APL 출시가 늦춰져 두 회사의 협력이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도 달랐다.
한국썬과 한국후지쯔는 엔트리 레벨(T1000&T2000)부터 미드레인지 및 하이엔드 서버 제품(M4000&M5000, M8000&M9000)까지 유닉스 서버 핵심 라인업을 모두 공유하는 제품 전략을 발표했다.
‘스팍 엔터프라이즈’ 시리즈라는 공동의 이름도 사용하며 제품 역시 색깔과 섀시 등 일부 차이를 제외하고는 거의 같다. 여기에 두 회사는 이번 시리즈에 탑재된 스팍64 VI에 이어 스팍64 VII(코드명 주피터·쿼드코어)까지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유원식 한국썬 사장은 “양사 연합을 통해 솔라리스-스팍 시장이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병원 한국후지쯔 대표는 “후지쯔는 오랫동안 쌓아왔던 메인프레임 노하우를 스팍64 VI 개발에 녹여내 메인프레임급 유닉스 서버를 탄생시켰다”면서 “한국썬은 고가 유닉스 서버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한국후지쯔는 솔라리스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고 말했다.
◇스팍 엔터프라이즈의 성공 관건은=두 회사가 야심차게 개발한 이번 차세대 서버 성공의 관건은 한국후지쯔와 한국썬 내부 경쟁에 매몰되느냐, IBM과 HP 등 다른 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솔라리스-스팍’ 시장을 확대하느냐에 달려있다.
한국썬은 그동안 다소 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금융과 제조분야의 기간계 업무 시스템을 집중 공략해 현재 18% 수준인 유닉스 서버 시장점유율을 1∼2년 내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한국후지쯔는 이번 제품을 주도적으로 개발한 이점과 서비스 및 솔루션을 앞세워 점유율을 2배 이상(18%)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HP와 IBM의 텃밭을 공략해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한다면 스팍-솔라리스 시장은 40% 이상까지 치솟게 된다.
반대로 현재 25% 수준인 솔라리스 시장 내에서 두 회사가 출혈 경쟁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두 회사는 겉으로는 외연을 넓히겠다고는 하지만,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은행권을 놓고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