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성공 `조건` 따로 있다

 “여러 기능을 하나에 합치다 보니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랩 소장이 ‘컨버전스 만능주의’에 대해 경고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최근 출시된 최첨단 IT 컨버전스 기기에 대해 ‘쓰지도 않는 기능을 결합해 가격만 높고 사용법만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컨버전스는 이미 대세. 단일 제품만으로는 소비자 관심을 끄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컨버전스의 성공조건’이란 보고서를 통해 3가지 유형별 성공요인을 소개했다.

◇제품+제품, ‘장소’=두가지 기술을 결합할 때 소비자 ‘동선’이 유사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곳에서 동시에 사용하는 제품인지가 핵심 고려사항이다. 세탁기+건조기, 스팀·진공청소기, 에어컨+히터, 복사기·팩스·스캐너 등을 결합한 프린터복합기, 다기능 휴대폰 등이 주요 사례다. ’ 세이코엡손의 TV와 프린터를 결합한 ‘리빙스테이션’ 그리고 월풀의 ‘TV-전자레인지 콤보’등은 동선이 유사하아 실패한 예다. 그렇다고 같은 장소에서만 쓴다고 해서는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NTT도코모의 손목시계형 휴대폰 ‘리스토모’의 경우 손목에서 시계를 풀고 펼쳐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실패했다.

◇제품+서비스, ‘일체화’=이른바 ‘길목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코닥의 경우 디지털카메라 사진을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쉽게 인화할 수 있도록 온라인 인화서비스를 제공했다. GM은 자동차 기반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자동차금융·위성방송 등 홈서비스를 개발했다. 반면 소니는 오히려 일체화 때문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01년 온라인 음악서비스에 대해 PC로부터 휴대기기로의 파일 전송을 3회로 제한해 호응을 얻지 못했으며, 2004년에는 파일을 소니의 고유 형태로 변환하도록 요구해 외면받았다.

◇서비스+서비스, ‘고객 접점’=고객 접점을 확보하느냐가 컨버전스의 성패를 좌우한다. 정수기에서 공기청정기, 연수기, 비데로 확대한 웅진코웨이는 고객관계관리(CRM)을 통해 고객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방송·전화·인터넷을 융합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도 고객접점에 주안점을 둬 성공한 케이스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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