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용인 아라비아 숫자. 그러나 아라비아인의 작품이 아니라고 한다. 주인공은 인도인. 아라비아 상인들을 통해 세계로 전해졌다.
아라비아인의 독창성은 바로 ‘0’의 개념을 만든 것. 이로써 수가 단순한 셈을 넘어 학문과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무엇보다 10, 20과 같이 숫자의 위치, 즉 자리 변동만으로 손쉽게 큰 수를 표시할 수 있게 된 것도 아라비아 숫자의 힘이다. 상형문자를 쓴 이집트인은 숫자도 사물이나 모습을 빌려 표시했다. 문제는 큰 수다. 그래도 일일이 표시했다. 이를테면 1만이라는 수는 손가락을 구부린 모양으로 표시했다. 10만은 별을 가리키는 모양으로, 100만은 놀라는 사람의 표정으로 가리켰다.
이집트인은 1000만을 거의 무한대의 수로 생각했던가 보다. 태양신으로 표시를 했으니···.
이집트인에 비해 중국은 더욱 큰 수의 개념을 만들었다. 일, 십, 백, 천, 만으로 시작해 도저히 셀 수 없는 불가사의, 무량대수로 끝난다.
사람들은 얼마나 큰 수까지 셀 수 있을까. 네이버 지식 검색을 보니 ‘1억까지 세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라는 재미있는 질문이 있다. 여러 답이 나왔는데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센다고 해도 수십 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대답이 지배적이었다. 초당 수를 하나씩 댄다고 해도 꼬박 3년 넘게 걸린다. 문제는 천 단위를 넘으면 세는 데 1초 이상이 걸릴 것이고 갈수록 시간이 더 걸린다. 그러니 억이 얼마나 큰 수인가. 억보다 큰 조, 경, 해, 자 등은 얼마나 더 큰가.
IDC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만들어진 디지털 데이터 용량은 161엑사바이트(EB)라고 한다. 161EB는 지난 30만년간 인류가 쌓아놓은 데이터의 10배 규모다. 엑사는 우리로 치면 100경이다. 정말 어마어마한 수다. 디지털화가 급진전하면서 매년 엄청난 정보가 생성된다. 동영상 등 용량이 큰 멀티미디어콘텐츠가 증가하면서 정보량 증가 속도는 더욱 가속할 것이다.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정보 가운데 과연 우리는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얻고 있는 것일까.
신화수 u미디어팀장@전자신문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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