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국내 가전 유통구조가 GE, 밀레, 소니, 샤프, 하이얼 등 외국 가전업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5% 미만으로 묶는 ‘제동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등 대형가전 4개 품목에서 외산 가전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2∼6%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수치는 외산 가전이 국내에서 차지할 수 있는 유통망 자체가 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통 구조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중심으로 구축돼 있는만큼 국내의 대형가전을 제조하는 중소·중견업체들도 외산과 마찬가지로 유통망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제조사 중심의 유통구조= 국내 가전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11조 정도로 추정되며 연평균 11%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사의 제품만을 취급하는 이른바 ‘전매채널’인 전속유통망을 보유 중이다. 특히 유통자회사인 리빙프라자(삼성전자)와 하이프라자(LG전자)는 지난해 10∼12% 성장과 함께 1조100억원과 67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유통자회사와 전속대리점을 합치면 전체 유통 물량이 50∼5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모든 제조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혼매채널’은 양판점이 21%, 할인점 18%, 백화점 5%, 무점포(인터넷쇼핑몰 등)가 4% 정도로 업계는 추산한다. 양판점 관계자는 “해외 가전 입장에서 진입가능한 국내 시장 규모는 11조 시장이 아니라 전속 대리점을 뺀 절반 이하의 규모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외산가전은 없다= 업계가 추정하는 지난해 대형가전 품목별 시장점유율은 TV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42%선이며 대우일렉과 국내 중소업체가 10%정도다. 소니, 하이얼 등 외산업체는 6%이하인 셈이다. 냉장고는 삼성·LG·대우일렉이 98% 장악한 가운데 GE 등 외산은 2% 이하로 추정된다. 세탁기와 에어콘도 LG전자가 46% 점유율로 주도하는 등 국산이 96∼98%까지 장악, 사실상 외산은 틈새시장 정도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고가의 외산가전은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정도다. 하이마트에 진입한 대형 외산가전은 소니가 TV, GE가 냉장고, AEG가 세탁기, 도시바가 에어컨 등 품목별 1개사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이런 유통구조가 변화할 경우 외산의 진격도 시작될 것으로 점친다.
하이얼의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가의 로엔드 국내 시장은 생기기 마련”이라며 “장기적으로 하이얼이 3위 종합가전업체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가전시장에 경쟁력있는 국내 중소업체들이 자리를 잡을수 있도록 유통채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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