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가 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루레이와 HD DVD 진영의 힘 겨루기로 가뜩이나 냉랭한 차세대 DVD 시장에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차세대 DVD의 복제방지를 위해 채택된 AACS(Advanced Access Content System)가 해킹을 당했다고 이를 관리하는 AACS LA가 공식 확인했다.
지난 연말 ‘Muslix64’라는 해커가 AACS를 해킹했다고 주장했지만 AACS LA 및 관련 업체들은 이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4일 AACS LA 측은 홈페이지에 “AACS 타이틀 키가 일반에 노출됐다”며 “법적이고 기술적인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AACS로 보호되는 콘텐츠들은 한 개 이상의 타이틀 키를 사용해 암호화 되는데, 해커가 이 타이틀 키를 탈취한 뒤 DVD 재생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함께 이용해서 차세대 DVD를 무력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차세대 DVD로 출시된 영화 타이틀이 불법 복제돼 현재 P2P 사이트에서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ACS LA는 차세대 DVD에서 추출한 파일들이 용량이 크고 이를 다시 디스크로 만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해킹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해킹은 블루레이와 HD DVD로 새로운 가전 시장을 개척하려는 산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올 초 CES에서 블루레이와 HD DVD 포맷을 모두 지원하는 플레이어와 디스크가 선보여 양 포맷 경쟁이 오히려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불법복제란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또 ‘Muslix64’라는 해커는 현재 여러 개의 타이틀 키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해킹 위협은 다른 해커의 동참이 더해지면서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AACS LA 측은 “어떻게 대응할 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액션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AACS는 인텔·IBM·마이크로소프트·소니·마쓰시타(파나소닉)·도시바·워너·디즈니가 모두 채택해 블루레이와 HD DVD의 공식 복제방지장치란 평가를 받아 왔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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