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승현기자의 고수에게 배운다]오디션(중)

지난 주 ‘춤쌤’에게 초보적인 댄스 기술을 배운 기자는 주말을 이용해 진정한 댄싱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힐 정도로 키보드 자판을 두드렸다(덕분에 손가락만 살이 빠졌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운전 중 바닥에 그려져 있는 좌회전·우회전·직진 표시에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사고가 날 뻔도 했다. 화살표만 보고 있으면 저절로 손가락이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화살표만 보고 있어도 자동으로 움직일 정도니…. 이제 쌤에게 도전해도 무리는 없겠지?’ 어느새 익숙해진 키노트 입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거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주말 내내 연습 많이 하셨나 봅니다.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 하시네요. 하지만 오늘은 지난 주보다 훨씬 어려울 겁니다.” 사부는 기자의 거만을 눈치 챈 듯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물론 이미 거만으로 인해 그런 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우선 지난 주 배운 키노트 입력에 대해 실력을 테스트 받기로 하고 게임에 접속했다. 노래는 비교적 느린 BPM의 스위트박스의 ‘I‘ll be there’였다. 그동안 피눈물 나게 연습한 곡이기도 했다.

서서히 노래가 흐르고 정신없이 움직이던 손에는 어느새 땀이 나기 시작했다. 연습했던 탓일까? 미스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연이어 퍼펙트가 나오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마침내 피니시무브가 나오고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키노트를 입력, 드디어 댄싱킹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연습 많이 하셨네요. 미스 없이 진행하는 것을 보니 저도 흐뭇합니다. 하지만 BPM이 너무 느린감이 없지 않아 있군요.” 쌤은 몰라보게 향상된 능력에 칭찬을 하면서도 아직은 자만하기 이르다며 당근과 함께 채찍질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어느 정도 키노트 입력에 익숙해졌으니, 이번 주에는 ‘오디션’의 다양한 모드를 정복하기로 하죠. ” 쌤은 가장 기본적인 키노트 입력에 대한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인 ‘오디션’ 공략의 길로 인도하기로 했다.현재 ‘오디션’에는 안무배틀 이외에도 비트업, 커플 댄스, 원투 모드, 프리스타일 모드, 배틀 댄스 모드 등 다양한 게임 형태가 존재하고 있다. 이 중 기자가 마스터 한것은 안무배틀로 가장 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안무배틀에 어느정도 숙련 되었으니 이제 프리스타일 모드를 한번 해 보도록 하지요. 안무배틀과 비슷하지만, 키노트 입력 방식이 조금 다르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프리스타일 모드는 기존 안무배틀에서 한단계 발전한 모드로 미리 정해진 키노트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직접 입력한 키보드에 따라 키노트가 변경되는 조금은 까다로운 모드다.

“안무배틀도 이제 쉽게 하는데 프리스타일 모드라고 해서 달라 질게 있겠습니까? 자신 있습니다. 일단 한번 해보죠.” 여전히 거만이 사라질 줄 모르는 기자. 일단 한번 해보기로 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키노트를 입력하려는 순간. 기자의 손가락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키노트가 한개가 아닌 3개가 나왔던 것. 도대체 어느 것을 입력해야 하는지 대책이 안서면서 캐릭터는 움직임을 멈춘채 연신 머리를 극적이고 있었다.

“프리스타일 모드는 제시된 3개의 키노트 중 한개를 선택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그 후 프리스타일이 발동되면 유저가 선택한 키에 따라 키노트가 달라지게 됩니다. 즉 프리스타일 발동 이후 키노트는 고정된 채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경되는 이름 그대로 프리스타일이 되는 것이죠.” 쌤은 거만한 제자에게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프리스타일 모드에서 좌절을 겪으며 다시 배움의 자세로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쌤의 조언대로 3개중 하나를 선택해 입력하면서 무리없이 진행 할 수 있었지만, 프리스타일이 발동 됐을 땐 도대체 입력을 할 수 없었다.

“프리스타일이 발동 됐을 땐 일단 아무키나 3개정도 입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반 3개 키노트를 입력한 다음부터 키노트가 제시되기 때문에 쉽게 하실 수 있을 겁니다.”쌤은 ‘오디션’에서 기본은 침착함과 정확한 키노트 입력이 필수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프리스타일 모드의 팁을 설명해 주었다.쌤의 가르침을 받은 후 서서히 프리스타일에 적응 할 무렵, 또 다른 미션이 주어졌다. 바로 비트업 모드에 도전해 보라는 것. 비트업 모든 예전 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펌프’와 유사한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며 8방향 키와 함께 스페이스를 입력해야 하는 고난도의 플레이 방식이다.

“비트업 모드는 8방향 입력과 함께 양 옆에서 키노트가 나오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박자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노래를 알고 있다면 보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안무배틀과 프리스타일모드와 달리 노래를 알고 있어야만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쌤의 말대로 양쪽에서 사정없이 나오는 키노트는 기자를 점점 굴욕에 빠지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노래가 나오자 어느정도 미스를 줄일 수 있었다.

“아∼ 정말 어렵네요. 안무배틀, 프리스타일 모드, 비트업 모드 너무도 배울 것이 많네요. 제가 너무 거만했던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이제서야 그동안의 잘못을 늬우치고 쌤에게 용서를 구했다.

“아닙니다. ‘오디션’은 키노트만 익숙해지만 어떤 모드라도 금방 적응 할 수 있습니다. 노래의 빠르기와 약간의 입력방식이 다를 뿐 게임의 핵심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것은 바로 ‘댄스는 생활’이다 입니다.”

쌤은 키노트 입력에 익숙하게 된다면 다른 어떤 게임보다 쉬운 것이 ‘오디션’이라면서 다음주에는 커플댄스를 통해 진정한 댄싱킹으로 거듭나자며 작별을 고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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