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문화콘텐츠 PR 전략

 문화콘텐츠는 늙지 않는 산업이다. 1927년 탄생한 미국의 미키마우스는 올해로 79세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콘텐츠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는 아기공룡 둘리는 올해 23세로 청년의 나이다. 로보트 태권브이도 올해로 30세를 맞았고, 엽기토끼 마시마로는 이제 다섯 살 남짓 된다.

 미키마우스와 함께 도널드·토이스토리 등 1000종이 넘는 캐릭터를 가진 월트디즈니는 120여개의 라이선스 업체로부터 매년 1000만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문화콘텐츠의 산업적 생명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도 80년 이상 생존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지만 제조업적 기반도 없는 문화콘텐츠가 이처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까닭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확산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이질적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퓨전음악)나 하나의 콘텐츠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원소스 멀티유스를 적극 활용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콘텐츠는 IT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등에서 출발해 영화·게임·음악·출판·e북·방송영상·디자인·패션·공예·에듀테인먼트·광고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유통방식에 따라 유무선 인터넷콘텐츠와 방송·극장용콘텐츠 및 DVD·비디오·PC게임·아케이드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의 이 같은 영역 확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 문화콘텐츠 분야는 영세하고 성공 스토리가 그다지 많지 않다. 하나의 작품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마케팅 활동이 병행돼야 하는데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창작자는 자금력 등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마케팅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시들게 된다. 여기에다 약간 인기를 얻었다 싶으면 어느새 모방 작품이 나와 창작자의 의지를 무너뜨린다.

 이에 나는 문화콘텐츠의 PR전략에서도 크로스오버나 원소스 멀티유스 기법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개별적 이해관계의 상충보다 문화콘텐츠 분야의 공동가치가 우위에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문화콘텐츠 분야의 공동 쇼핑몰이나 웹사이트 운영이 필요하다. 현재는 개별 콘텐츠 중심이어서 소비자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등의 문화콘텐츠를 한곳에 모아두면 완성품과 시작품, 시나리오 등을 쉽게 접하거나 구매할 수 있고 교육·취업 등으로도 연계 가능해 이점이 많다.

 다음은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등의 상품화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는 다운스트림을 확충해야 한다. 업스트림에 해당하는 창의적 개발에서부터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상품화 개발까지 한곳에서 하기는 역부족인만큼 창의적 작품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거래시장 확충과 상품화 개발업체 육성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창의적인 능력과 상품화 능력을 분화한 뒤 자신의 능력을 ‘선택과 집중’ 할 수 있도록 하면 더 나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여러 업체가 일정한 시기에 함께 모여 개별업체가 개발한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등을 공동으로 발표 또는 콘테스트하는 행사를 기획해봄 직하다. 개별적인 발표는 언론이나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가 쉽지 않으나 공동으로 개최하면 비용은 물론이고 효과 측면에서도 더욱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화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모니터링하는 창구나 사업화 전략까지 상호 교류할 수 있으면 더욱 유익할 것이다.

 문화콘텐츠는 창의성과 기술에 바탕을 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에 21세기는 창의력의 시대라고 한다. 오늘날 문화콘텐츠 분야는 콘텐츠 간 융합, 통신과 방송의 융합, 유선과 무선의 융합 등 디지털 융합으로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으며 장르 간 구분의 의미도 약해지고 있다.

 이러한 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문화적 요소’에 새로운 혼을 불어넣는 창의적 기획력 못지않게 문화콘텐츠의 분야에서도 다양하고 협력적인 PR전략을 구사해 영화나 드라마에 이은 또 다른 ‘한류’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win3038@wincomm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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