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전국탐방`-일상 속 홈네트워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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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2일 대구 KTX역 앞. 서울발 열차에서 내린 10여명의 그룹이 15인승 승합차에 올라타고 달서구 월성 래미안아파트를 찾았다. 이어 수성구 메트로팔레스를 방문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해운대 베네시티와 하이페리온, 수영구 롯데캐슬 자이언트 등 9곳의 아파트 단지를 샅샅이 훑었다. 숙소를 옮겨다니며 빽빽하게 채운 2박 3일의 일정이었다.

 누굴까. 지방 부동산 투기단? 아니다. 홈네트워크 정책 입안을 앞두고 기반구축 연구에 나선 건설교통부 주거환경팀과 지능형빌딩 시스템기술연구소, IBS코리아, 주택도시연구원, 연세대 주거환경과 최진원 교수팀으로 이뤄진 연구진이었다. 이들은 홈네트워크가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보려면 시범단지나 모델하우스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보고 ‘홈네트워크 전국 탐방’을 계획해 3주에 걸쳐 실행에 옮겼다. 김태곤 건교부 사무관과 임상채 지능형빌딩 시스템기술연구소장, 임미숙 주택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의기투합했다.

 전국 일주단은 대구·부산 답사 후 다시 짐을 꾸려 3일에 걸쳐 경남 마산과 창원 지역을 돌았다. 서울에서 창원·마산·진해로 이동한 뒤 돌아오는 길에 천안과 경기 화성을 들렀다. 한국전기연구원 사택, 창원대 스마트홈 연구센터, 지능형홈 사업단 모델하우스, 진해 자이, 화성 태안 한승 미메이드아파트…. 홈네트워크와 관련된 곳은 어디든 찾았다. 7월 마지막주에는 4일에 걸쳐 광주·대전·청주를 살폈다. 광주과기원·ETRI·카이스트도 들렀다.

 모두 10곳의 시에서 15곳의 아파트단지와 9곳의 기술연구소·전시관, 6곳의 지자체를 방문한 3주간의 강행군이었다. 이동시간이래봤자 30분∼1시간이 고작. 하루 평균 3곳, 총 이동거리는 2500㎞에 달했다. 마지막 일정인 27일 청주 뒤풀이에선 ‘홈네트워크 전우회 결성’이라는 농담도 나왔다. 이달중엔 수도권과 서울 지역도 돌아볼 계획이다.

 3주 동안 전국 현장에서 발견한 홈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보다 일상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다’는 게 이들의 중간 결론이다.

 임상채 소장은 “영상전화가 설치된 아파트에선 이웃 간 다툼이 적었습니다. 얼굴을 아는 처지에 아래 윗집이 소음문제로 싸울 수 없는 거죠. 아이들끼리도 친해지고…. 욕실 내 응급벨의 실제 사용을 보면서 홈네트워크가 생활속에서 완성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고 했다.

 주거환경팀의 김태곤 사무관은 “홈네트워크가 단순히 분양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생활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현장을 보고 이를 감안한 주택설계 변경, 관리시스템 보완에 대한 의미를 발견했다. 사용도는 물론이고 주민의 긍지도 높더라”며 “내년 상반기쯤을 목표로 정책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노령화 시대에 고령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고 홈네트워크의 유지보수 측면을 보완해 지속 가능한 홈네트워크로 키워야 한다는 주안점도 발견했다. 정통부·산자부의 기술 위주 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주거환경 측면의 정책을 뽑아낼 생각이다. 이 같은 연구는 내년 4월 완성되는 ‘지능형 홈네트워크 활성화 기반구축 연구’에 고스란히 담기고 이후 건교부의 홈네트워크 정책과 주택법·건축법 등 법제도에 반영될 예정이다.

 건교부는 산자부·정통부와 u홈건설협의회에 함께 참여해 협력을 벌이는 등 올해 홈네트워크 관련 정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