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ICU 허운나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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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총장이 동남아 등 20여개국을 돌며 ICU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우기 위한 IT교류 성과를 설명하며 활짝 웃고 있다.

‘IT글로벌 대학, 스승의 나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진,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모델, 국내 대학 첫 u-캠퍼스 구현….’

지난 달로 임기 3년차에 접어든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허운나 총장이 내세우는 모토다. ‘IT’와 ‘글로벌’ 두 단어로 모든 것이 집약된다.

  허 총장은 이를 기반으로 지난 2년 1개월 동안 동남아는 물론 남미에서 중동까지 우리 나라 IT분야 교류가 뜸한 20여 국가를 돌며 ICU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우기 위한 ‘IT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오는 9월 인도 정부로부터 ‘인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야다쉬니 아카데미상’을 받는 이유도 국제협력 부문에서 공적을 인정받아서다.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나 요르마 올릴라 전 노키아 회장, 사울 펜스터 미국 뉴저지공대 총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

◇글로벌 IT대학 기반닦아=ICU는 IT전문 글로벌 대학으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허 총장이 부임한 뒤 경영진단을 통해 조직을 글로벌형으로 정비하고 내부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위한 혁신을 꾀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동남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가리지 않고 발로 뛰며 ICU 알리기에 나선 결과다.

  “처음엔 우리나라와 ICU에 대해 별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프리젠테이션만 하면 대접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를 인정하고 알아줄 땐 수십 시간 비행 여정의 고달픔이 ‘벅찬 감동’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허 총장을 견디게 해준 힘이다.

  허 총장은 수출 협약을 성사시키는 개가도 올렸다. 총장과 수출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지만 지난 3월 중동 4개국을 방문했을 때 카타르 대학과 오만 술탄 카부스 대학에 IT관련 e러닝 교육프로그램 및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지한파’ 확산의 본산 자처= 허 총장이 공을 들인 부분이 바로 외국의 IT인재 유치다. 한국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분야가 ‘IT’고 여기에 ‘스승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자는 전략이다. ICU에서 교육받은 외국 인재들이 귀국해 각국의 지도층이 될 때면 ‘지한파’로서 10배, 100배의 이익을 돌려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허 총장 취임 전 10% 미만이던 외국 유학생 비율이 지난 6월 현재 카타르, 나이지리아,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등 28개국 108명으로 늘었다. 전체 대학원생의 19.7%나 된다. 오는 2012년까지 30%로 확대할 방침이다.

  허 총장은 또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복수 학위 인정 협약을 체결, 학사일정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현재 ICU는 미국 MIT, UC버클리, 프랑스 INT, 중국 칭화대, 독일 뮌헨공대, 아일랜드 더블린 공대 등 40여 개국 80여개 대학 및 교육 연구기관과 공동 및 복수 학위, 공동 연구, 교수·학생 교류에 관한 협정을 체결해 놓고 있다.

 ◇혁신과 도전은 일맥상통=ICU는 ‘도시락 회의’로 유명하다. 현안을 논의하고 토론할 시간을 더 갖기 위해 허 총장이 도입했다. 지금은 일상화됐지만 처음 도입 당시는 파격이었다.

 생활 자체가 ‘혁신과 도전’이기에 허 총장에게는 유난히 ‘처음’이란 말이 많이 따라 다닌다. 경기여고, 서울대를 나온 허 총장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최연소’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한양대 컴퓨터교육공학연구소 ‘초대 소장’을 비롯 16대 국회의원 시절 국제 IT의원연맹(IPAIT) 초대의장을 지냈고, 2005년부터는 한국유비쿼터스 농어촌 포럼 ‘초대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국내 대학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공동연구센터도 설립했다.

‘처음’하는 일들은 대부분 도전의식 없이는 할 수 없다. 특히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는 능력없이는 불가능하다.

‘머릿속의 지식은 아무도 훔쳐가지 못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허 총장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혁신을 창출하며 대학에서 ‘세계속 IT한국의 꿈’을 일궈가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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