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과 퇴직연금](10.끝)중소벤처의 퇴직연금제 도입

  지난해 12월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 이후 이에 대한 소개는 넘쳐나지만 실제로 중소·벤처기업이 이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직 국내 도입사례가 적다보니 벤치마킹할 기업도 많지 않고 회사 규모상 외부 전문가 영입도 어렵다. 이에 앞서 기존 퇴직금제도를 대신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것 자체가 경영진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경우 내부적인 검토뿐 아니라 외부 기관을 통해 충분한 사전 컨설팅을 거쳐 각 기업 환경에 적합한 최적의 퇴직연금사업자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인 스마트카드업체 KDN스마텍(대표 김삼선 http://www.kdnsmartec.co.kr). 지난 99년 설립돼 지난해 매출액 98억원을 올린 회사는 지난해 12월 퇴직연금제도가 국내에 도입되자 경영진이 먼저 제도 도입 검토에 나섰다. 이후 회사는 직원 동의를 거쳐 지난 5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아직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히 도입을 결정한 것은 정부 정책에 신뢰를 갖고 제도를 앞서 도입하는 것이 기업혁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퇴직연금에 대한 경영진의 접근 방식이 남달랐던 것도 제도 도입을 앞당겼다. KDN스마텍은 인재중시 경영을 회사의 가치관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정욱 KDN스마텍 경영관리본부 이사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삼아야하나 그 과정에서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은 직원들의 복리후생”이라고 퇴직연금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KDN스마텍은 벤처기업의 경우 고용이 불안정해 직원들이 위기 의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노후가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제도를 도입 했다.

물론 퇴직연금제도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처음 퇴직연금사업자가 회사를 방문해 설명회를 열었을 때 사원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기존 퇴직금제도에 익숙한 직원들로서는 낯선 제도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았다. 국내 도입 역사가 짧아 퇴직연금의 미래 잠재 가치가 가시화돼 있지 않은 것도 장애 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외부 퇴직연금사업자에 직원 교육사업을 위탁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 스스로 제도의 장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또 퇴직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자료를 받아 실제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직원 의사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힘썼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직원들의 동의를 얻은 KDN스마텍은 확정기여(DC)형 상품을 기본으로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결정했다.

이 이사는 “아직은 완전치 않지만 향후 제도 운용상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직원들과 협의해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DN스마텍 퇴직연금 컨설팅에 참여한 김승기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영업본부 과장은 “제도 도입에 앞서 충분한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퇴직연금사업자를 통한 컨설팅을 거쳐 최적의 제도를 구성해야 한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본부 pensionfund@miraeasset.com

정리=이호준·설성인기자@전자신문, newlevel·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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