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충전단자 표준 `유명무실`

 초슬림 휴대폰 개발 경쟁이 불붙으면서 정보통신부가 정한 휴대폰 충전기 표준이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

 이에 대해 휴대폰 제조사들은 기술발전 수준에 맞는 규격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고 표준을 주도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비표준 제품의 개발중단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은 지난 2002년 4월 과소비 억제와 자원낭비 방지를 위해 휴대폰 충전기 연결단자를 24핀 방식으로 표준화 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휴대폰 기술과 디자인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TTA가 주도로 제정한 24핀방식의 충전기 단자 표준 인증을 따르지 않은 단말기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특히 24핀 방식의 충전기를 사용하는 MP3플레이어·DMB단말기·디지털카메라의 공급이 늘고 있는 흐름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스킨폰(모델명 SCH-V890)은 본체 오른쪽에 이어폰과 충전기를 접속할 수 있는 연결단자를 갖추고 있으나, 24핀 공용 충전기는 사용할 수 없다. 공용충전기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컨버터를 이용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킨폰에는 초박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등 얇게 만들다 보니 24핀 방식을 채택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도 24핀을 채택하지 않은 단말기 출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의 초콜릿폰2(모델명 LG-KV6000) 역시 24핀 전용이 아닌 블랙라벨 시리즈 전용단자를 이용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이어폰 연결 단자로 사용하다가 24핀 변환젠더(이어셋 단자 변환기)를 연결해 충전할 수 있다. 변환젠더 없이는 충전을 할 수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TTA 김영태 시험인증기획팀장은 “휴대폰 제조사에 이 같은 비표준 제품 개발중단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24핀 단자 채택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TTA는 정통부의 ‘휴대폰 충전구조 표준화 추진정책’의 일환으로 24핀 입출력 단자에 대한 표준형 휴대폰 충전기 인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김영태 팀장은 “해결방안으로 현재 휴대폰 외부 인터페이스 특별반을 구성해 통합인터페이스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특별반에는 이어잭, 충전기, 액세서리, 케이블 제조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 공급되는 휴대폰은 이어폰을 연결하는 10∼16핀 방식의 이어잭 단자와 휴대폰 충전 및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24핀 방식이 각각 제공되고 있는 것이 대세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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