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이냐, 단기전이냐.’
가전업계가 13일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의 토고전 승패에 울고 웃을 전망이다. 토고전에 패한다면 사실상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져 디지털TV의 ‘월드컵 특수’가 조기에 마감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은 토고전에서 패하면 DTV 대신 아예 에어컨을 마케팅 주력 품목으로 바꾸는 전략까지 세워 놓았을 정도다.
LG전자 관계자는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LCD와 PDP TV 판매량이 지난달보다 무려 3배나 폭증한 추세”라며 “토고전에서 이기면 적어도 24일 스위스전까지 이 같은 특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전유통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테크노마트는 13일 토고전에 맞춰 강변 테크노마트 1층 광장에서 대규모 응원 이벤트를 펼치고 승패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박상후 테크노마트 홍보팀장은 “토고전에서 이기면 대대적인 홍보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만약 진다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토고전에서 패할 경우 에어컨 등 계절 가전으로 마케팅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략도 수립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월 들어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에어컨 판매량이 전월 대비 15∼18% 늘어나고 있다”며 “토고전 패배로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면 DTV에 집중된 CF를 에어컨으로 바꾸는 등 에어컨 마케팅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이 16강에 오른다면 DTV 특수가 7월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2002년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월드컵 열기가 프로축구로 이어져 당시 인기를 모은 프로젝션TV가 1년 내내 잘 팔렸다”며 “16강에만 올라도 DTV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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