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승승장구해 오던 국산 온라인게임 업계가 최근 사행성 PC방의 급증으로 인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행성 PC방에서 제공하고 있는 고스톱과 카드게임이 비난을 받으면서 게임포털에서 합법적으로 서비스하는 고스톱과 카드게임도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행성 PC방의 확산은 그동안 게임포털이 아무 거리낌없이 제공해 오던 고스톱과 카드게임 서비스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게임포털도 지나치게 사행성이 강한 게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사행성 PC방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임으로 얻은 포인트의 용이한 환전’은 합법적인 온라인 게임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합법적인 온라인게임 역시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환전이 이뤄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업계 스스로도 이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해 하고 있다. 사행성 PC방의 확산이 합법적인 고스톱과 카드게임을 규제하는 역풍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가령 PC방이 적법한 게임을 도박의 수단으로 활용하게 될 경우 사태는 수습하기 힘든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높다.
사행성 PC방에서 사용되고 있는 게임은 게임 내용 자체보다는 이를 도박에 대입시킨 PC방의 행태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영업장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도 ‘도박의 온상’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온라인게임 업계의 걱정이다.
아케이드게임 업계가 ‘잘 나가는’ 온라인게임에 대해 보여주는 반발도 부담스럽다. 최근 열린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공청회에서는 아케이드게임 업체 및 게임장 업주들이 온라인게임과 PC방에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를 할 것을 요구했을 정도다.
이처럼 온라인게임 업계의 주변환경은 더욱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게임 업계의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현재에 자만하지 않고 경각심을 갖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아케이드게임과 게임장도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사행성에 매달리다 결국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는 사실을 온라인게임 업계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디지털문화부=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