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선거로 CCTV 대중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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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카메라·디지털영상저장장치 업체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CCTV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변화도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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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은 세계에서 폐쇄회로TV(CCTV) 카메라가 가장 많기로 유명한 도시다. 시내 전역에 무려 400만대가 설치돼 시민 14명당 한 대꼴이다. 설치에 투입되는 예산만도 홈오피스 범죄예방 예산의 80%에 달하는 연간 300만파운드(약 51억원) 수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빅 브러더의 출현’ 우려에도 불구하고 설치를 멈추지 않는 것은 범죄와 테러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책선거 바람이 부는 5·31 지방선거 공약에 CCTV를 내세운 생활밀착형 공약이 대거 등장했다. 주민과 어린이의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CCTV가 대중화의 바람을 타고 있는 것이다.

 ◇생활밀착형 단골공약 등장=이번 지방선거에 CCTV는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다. 서울시 주요 후보 중 강금실(열린우리당), 오세훈(한나라당), 박주선(민주당) 후보가 각각 재정이 취약한 지역이나 스쿨존, 우범지역에 CCTV 설치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CCTV 설치에만 각각 150억∼32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최근 검거된 범죄자들로부터 “CCTV가 설치된 강남지역을 피해 범행장소를 선택했다”는 진술이 나와 ‘치안의 양극화’까지 거론되면서 수요를 자극한 탓이다.

 경기도 김문수 후보(한나라당)는 미어캣 프로젝트를 마련, 학교 폭력이나 스쿨존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CCTV를 매년 500개 학교의 교내와 등하교길에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인천의 최기선 후보(열린우리당)는 해안의 철책선을 없애고 대신 CCTV를 설치해 해안을 주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CCTV 확대는 사회분야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며 주요 정당인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이 조건부 찬성의사를 각각 표명하기도 했다.

 ◇효과 검증, 사회분위기 변화로 해석=이 같은 변화는 CCTV의 범죄예방 효과가 검증됐고 부정적인 인식이 희석됐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강력범죄의 증가로 불안감이 늘어나면서 더욱 강화된 치안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GPS칩을 내장한 휴대폰으로 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퇴치하자는 당 차원의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270여대의 CCTV를 설치해 운영한 강남구가 범죄율 감소와 주민의 심리적 안정감 제공에 효과적이었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효과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서울시 10여개 구에서 일제히 방범용 CCTV 설치를 추진하는 등 이미 현장에서 반영되는 추세다. 박주선 민주당 후보는 “여론조사결과 응답자의 90.8%가 CCTV의 범죄예방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업계 제2의 전성기 맞나=공공수요의 견인으로 보안기기 관련 업계도 호황을 기대했다. 5월 초 열린 유럽보안기기 전시회에도 한국관 참여 국내 업체가 50곳에 육박하는 등 신생업체가 크게 늘었다. 공공수요의 수의 계약이 폐지된 것도 업체의 신규 진입에 불을 댕겼다. 보안기기 업계는 2000년 초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가 유망제품으로 떠오르며 중소벤처의 주요제품으로 성장했지만 선두 업체의 잇단 몰락으로 급속 냉각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공공수요가 시장을 견인하지는 못한다”며 “수출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소규모 업체의 난립은 시장분위기를 오히려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오언 윈포넷 사장은 “보안기기 시장에도 이미 원가경쟁력 압박과 고환율의 이중고가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회사는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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