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시대 맞이한 디지털보안기기](상)새로운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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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보안기기 전시회인 IFSEC 2006이 8일(현지시각) 영국 버밍엄 NEC(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개최됐다. 50개국 750여개사가 참가하고 100개국 5만여명이 다녀가는 이 전시회의 올해 주인공은 IP와 네트워크다.

세계 보안기기 산업은 5년여 전 ‘한국발’ 태풍을 경험했다. CCTV 영상 녹화기기를 디지털로 전환한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국내 기업들이 처음 내놓으면서 시작된 큰 변화였다. 이후 DVR산업은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디지털에 이은 인터넷(IP)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유럽 최대 보안기기 전시회인 IFSEC2006 현장에서 디지털에 이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점검해 본다.

 보안기기 산업이 거센 바람을 맞고 있다. 진원지는 IP와 네트워크다.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한 보안기기 전시회에선 가장 큰 부스 중 하나를 통신회사인 KT가 차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KT가 생뚱맞게 보안 전시회에 발을 들인 것은 네트워크에 보안서비스를 얹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생존전략의 일환이었다.

 8일(현지시각) 영국 버밍엄에서 개막된 유럽 최대 보안기기 전시회 IFSEC2006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영국 최대 통신회사인 브리티시텔레컴(BT)은 전시회에서 브로드밴드와 보안의 통합 서비스를 선보였다. BT는 이날 경보기와 CCTV를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으로 통합,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감시하는 BT 레드케어(red care) 어슈어(assure) 서비스를 발표했다. 또 파나소닉의 IP카메라와 브로드밴드를 접목한 솔루션도 선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기술이 발전했고 시장이 통합을 원하기 때문이다. BT 부스에서 만난 오드리 마틴씨는 “우리가 가진 기술과 네트워크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P 기반 보안기기의 강점은 설치할 때 전용선을 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구축이 쉽고 인터넷만 연결하면 무한대의 확장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를 계기로 보안시장은 홈시큐리티 사업, 소기업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사업과 연계해 다양하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임스 블루 IFSEC 이벤트 디렉터는 “인터넷과 네트워크 트렌드는 곧 무선 기술까지 포함하면서 보안기기와의 컨버전스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보안기기 업체도 IFSEC 2006에서 IP기반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경쟁적으로 나섰다. 제네럴 일렉트릭(GE)·지멘스·타이코·펠코·파나소닉·JVC 및 대만의 지오비전 등 주요 보안서비스·DVR·CCTV카메라 업체는 하나같이 IP기반 제품을 주로 선보였다. GE의 필립 뱅크스씨는 “전시된 CCTV의 95%가 IP기반 제품”이라며 “앞으로 2년 뒤면 대부분의 시장이 IP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디스·윈포넷·컴아트시스템·브랜스·나다텔·슈프리마 등 국내 DVR·IP카메라·바이오인식 업체도 IP기반 제품을 전시회에 선보이며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였다. 국내 기업은 이번 전시회에 한국관에만 50곳가량이 참가하며 도전장을 냈다. 제품만 출품한 업체를 포함하면 전체 참가 업체는 100곳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권오언 윈포넷 사장은 “여러 해 동안 IP가 주요 관심사였지만 이제 IP 트렌드가 제대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인환 크립토텔레콤 이사는 “디지털 시대의 DVR는 이제 네트워크 시대의 NVR로 대체되는 시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했다.

버밍엄(영국)=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인터뷰-김영달 디지털CCTV협의회장

“보안기기는 DVR의 등장으로 디지털 전환한 이후 IP네트워크로 확장되는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김영달 디지털CCTV협의회장(아이디스 사장)은 “지난해에는 용도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과 시스템의 통합이 주된 관심사였다면 올해는 IP 등장이 주요 트렌드”라며 “IP 등장은 기술 전환이 아니라 시장이 무한대로 확장하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주도권 경쟁의 핵심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이를 서버급에서 관리하는 기술을 누가 가장 먼저 상용화 수준까지 끌어올리느냐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업체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대응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IP시대의 도래는 국내 업계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버밍엄(영국)= 김용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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