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시장 `양강체제`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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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프린터 시장은 삼성과 HP의 과점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후발 업체의 선전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성장성이 높은 컬러 레이저 분야에서는 HP가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치열한 2위 다툼이 진행중이다.

 전체 프린터 시장은 내년이 잉크젯에서 레이저 방식으로 바뀌는 ‘세대 교체’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잉크젯 프린터는 올해 사상 최고의 수요를 기록한 뒤 내년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반면 레이저 프린터는 매년 15∼20%씩 초고속 성장하면서 오는 2009년께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HP, 과점 현상 ‘뚜렷’=한국ID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HP가 국내 프린터 시장에서 여전히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P는 지난해 1분기 시장점유율 40.2%를 시작으로 4분기에는 38.6%로 마감하면서 전 세계 ‘프린터 선두업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반면 한때 HP와의 점유율 차를 10%포인트까지 줄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9.3%로 추락하면서 다소 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삼성과 HP의 점유율이 60%에 육박해 두 업체의 ‘쏠림 현상’이 여전히 극심했다. 이어 제록스프린터스·엡손·캐논이 7∼8%대로 2위 다툼을 벌였다. 후발업체로 시장에 뛰어든 오키·렉스마크·신도리코·코니카미놀타 등은 2∼3%대의 점유율로 하위권에서 보이지 않는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컬러 레이저, 후발업체 ‘선전’=컬러 레이저 시장은 가장 성장성이 높은 만큼 시장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HP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점유율과 순위는 매 분기 바뀔 정도로 치열한 순위 싸움이 진행중이다.

 HP는 지난 2004년만 해도 제록스프린터스와 수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해 4분기 40%대를 기록하면서 제록스를 가볍게 제쳤다. 한때 36%까지 치솟았던 제록스는 지난해 4분기 18%대로 점유율이 크게 추락했다. 지난해 1분기 14.3%대 점유율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도 4분기에 7.8%로 떨어졌으며, 엡손도 10%(1분기)에서 4분기에는 5.5%로 밀려났다.

 후발업체는 크게 선전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 오키시스템즈는 불과 1년 만인 지난 4분기 11.8%의 점유율로 사상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일약 컬러 레이저 ‘빅3’로 도약했다.

 ◇내년 프린터 ‘세대교체’ 원년=국내 프린터 시장은 내년이 가장 변화가 극심할 것으로 조사됐다. 프린터 수요를 주도했던 잉크젯 프린터 수요가 올해 정점을 찍으면서 레이저 프린터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

 잉크젯은 가장 수요가 큰 100달러 이하 보급형 제품이 내년 47만9000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가격 등의 이유로 잉크젯 제품에 밀렸던 컬러 레이저는 가정과 소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 5만3000대 수준에서 오는 2009년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속도 경쟁도 불붙어 흑백에서 1∼20ppm(분당 출력이 1∼20장) 수준의 저속 레이저 프린터 수요는 주춤하지만 20ppm 이상 고속 프린터는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컬러 레이저 분야에서도 11ppm 이상 제품이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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