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꿈을 나누는 가족’
지난 25일과 26일 마산 올림픽 기념 공연장에서 열린 로봇입식격투기 ‘KT배 로보원대회’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의 로봇을 조종해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구경 온 국내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아버지 토미오 스기우라(45)와 두 명의 아들이다.
아버지 스기우라씨(45)는 일본에서 25년 간 산업용 로봇 개발사의 설계담당으로 근무해 온 로봇 전문가. 로보원대회가 창설되면서 관심을 갖던 중 4년 전부터 직접 만든 로봇을 들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출전하고 있다. 첫째 아들 유타 스기우라(19)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는지 어려서부터 로봇을 좋아했고, 아버지를 따라 구경차 대회에 나갔다가 몇년 전부터는 아예 로봇을 직접 만들어 아버지의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다. 함께 온 셋째 아들(14)은 아직 어려 아버지와 파트너로 참가했지만 격투 감각만큼은 아버지 못지 않다는 주위 평가다.
일본에서 이미 최고의 격투 로봇으로 평가받고 있는 스기우라씨와 세째 아들의 합작품 ‘다이너마이저’는 비록 한국 최고의 로봇 ‘태권브이’에 패해 3위를 차지했지만 섬세한 동작과 화려한 격투기술은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또 첫째 아들 유타는 4위를 차지해 부자가 모두 두둑한 상금도 챙겼다.
토미오 스기우라씨는 “어려서부터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경험이 중요하다고 보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는데 이렇게 대회에도 함께 출전하게 됐다”며 “하나의 경험이자 교육 과정으로 보고 있기에 앞으로 로봇 관련 직업을 갖고 안갖고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지금의 경험이 아들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마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