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에 위기에 처한 `보다폰`

유럽최대의 이통회사,전세계 30개국에 진출한 통신회사 보다폰 제국이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아룬 사린 보다폰 CEO가 지난 몇 주 동안 사업전략을 재편하라는 이사진과 주주들의 압력에 시달리면 경영진 간 내분의 위기마저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지난 2000년 보다폰이 인수한 독일 이통사 만네스만의 영업권이 과대평가된 사실이 드러난데다 일본시장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로드 맥로린 보다폰 회장을 포함한 주요 이사회 멤버들은 주가하락과 부진한 경영실적의 책임을 아룬 사린에게 돌리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게다가 크리스토퍼 겐트 전임 CEO를 비롯한 일부 간부들은 아예 이사회를 떠난다고 발표해 보다폰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실적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영자로서 아룬 사린의 자질을 의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다폰 주주들은 배당확대를 위해 미국, 일본시장에서 사업철수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보다폰은 올 회계연도의 최대 성장률을 9%에서 6.5%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성장둔화에 따라 보다폰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현재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록 아룬사린의 보다폰호가 사면초가에 빠지긴 했지만 최근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그에게 실낱같은 희망의 소식이 전해져 왔다.

미국 최대 통신회사 AT&T가 벨사우스를 68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2위 버라이즌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보다폰이 보유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주식 45%를 400억달러에 매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2년째 수익감소를 기록한 보다폰 재팬을 1조∼2조엔에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일본시장에서 발을 뺄 기회가 생기면서 아룬 사린은 사임압력에서 잠시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이사진과 주주들의 불만이 여전하기 때문에 보다폰제국의 내분이 어떻게 끝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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